지적장애 사물놀이패 ‘해피니스트’ 독일 초청공연
독일 초청공연을 앞둔 ‘해피니스트’의 공연 모습(위), 아래사진 왼쪽부터 정영봉, 김효환, 김은정, 정요한, 신미경, 지영모, 박종연. 해피니스트 제공
거제애광학교 재학·졸업생들로 구성
음악치료 계기…대회 수상경력 ‘화려’ “때리고 부수고 고함치고, 난폭함을 억제하지 못하던 아이들에게 이를 조절할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고민 끝에 얻은 답이 사물놀이였죠. 사물놀이의 기본형태도 악기를 치고 두드리는 것이잖아요.” 지적장애인으로 이뤄진 사물놀이패 ‘해피니스트’가 독일 렘스-무어 통합시의 초청으로 22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순회공연에 나선다. ‘해피니스트’는 지영모(16·장구), 박종연(18·장구), 김은정(16·장구), 정영봉(25·북), 정요한(17·북), 김효환(16·꽹과리) 등 1~2급 지적장애인 6명과 지도교사 겸 단장이자 단원인 신미경(35·징)씨로 이뤄져 있다. 단원 6명은 장애시설인 경남 거제시 애광원에 살면서 특수교육기관 거제애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거나 졸업생이다. 신씨는 사회복지사로서 음악치료도 담당한다. “난폭함을 해소할 목적으로 사물놀이를 가르쳤는데, 이제는 화가 나면 학생들 스스로 음악실을 찾아와 화가 풀릴 때까지 연습해요. 당연히 열심히 하죠.” 교사와 학생들은 2003년 초 음악동아리 ‘해피니스트’를 만들어 사물놀이를 기초부터 함께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씨가 먼저 배워 학생들 앞에서 자신이 배운 것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따라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1년 뒤부터는 연수도 받으며 함께 진도를 나갔다. 이제는 학생들 스스로 악보를 보며 연습하고 새 곡도 익힐 수 있게 됐다. 이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전문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사물놀이 연주가 장현진(40)씨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한 수준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2006년 6월 전국 장애인 풍물경연대회 대상 수상, 같은 해 10월 허준 축제 기념 제3회 전국 장애인예술제 최우수상 수상 등 장애인 대회에서는 이미 전국을 휩쓸었고, 2006년 10월 제15회 부여 세계 사물겨루기대회 일반부 버금상 수상, 2007년 10월 제7회 안성 바우덕이 전국 풍물경연대회 사물일반부 특별상 수상 등 일반대회에서도 잇따라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무나카타시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36차례 외부 공연을 했다. 독일 순회공연도 지난해 5월 이들의 공연을 보고 깜짝 놀란 독일 렘스-무어 통합시 조하네스 푸흐 시장이 초청함으로써 성사됐다. ‘해피니스트’는 이름대로 ‘행복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첫 번째 꿈을 이뤘다.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꿈은? “단원들 모두 학교를 졸업하면 전문연주단을 만들고 싶어요. 세상 모든 장애인 가족들에게 꿈을 나눠주는 최초의 장애인 프로연주단말이죠.” 거제/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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