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저상버스 경기도 시승식 =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저상버스 표준모델 시승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며칠 전 중학교에 다니는 조카들과 함께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지요. 버스를 타는데 마침 저상버스가 오더군요. 서울에 사는 분들은 아마 자주 보셨을 것입니다. 계단이 없고 바닥이 낮고 평평하며 좌석배치가 아기자기하게 되어있는 버스이지요.
저는 조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이 버스는 저상버스라는거야. 장애인들도 타기 쉽게끔 계단을 없앤 버스란다. 싱가포르에서는 전부 이런 저상버스를 탄단다. 그 곳에서 이런 버스를 처음탔을 때 나는 관광용 버스인 줄 알았지." 조카들은 쉽게 이해하는 눈치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추억들이 제 머리 속을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장애인 운동에 매우 적극적인 선배 덕분에 몇 번 저상버스 도입을 위한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장애인 야학에서 '예비교사' 수업을 받기도 했답니다.
물론 저상버스가 일정정도 도입되었다고해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건 아닙니다. 장애인들은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것만도 힘든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무릎이 안 좋은 어르신들이나 목발을 짚고 다니는 분들이 버스를 타기 훨씬 용이해진건 사실이지요. 누구나 가끔씩 나이많은 어르신들이 힘겹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 단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를 약 4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공식통계보다 갑절이나 많은 수치인데요. 장애인 단체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장애인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편견만 걷어낸다면 일리가 있는 지적이지요. 장애인 단체들의 오랜 문제제기로 지하철에서 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 노약자들도 혜택을 받는 걸 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민주화 이후 20여년,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상당히 광범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공감대'가 사회의 다른 영역에도 널리 확대되어 보다 진보적이면서 갈등이 적은 사회가 도래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애인 단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를 약 4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공식통계보다 갑절이나 많은 수치인데요. 장애인 단체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장애인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편견만 걷어낸다면 일리가 있는 지적이지요. 장애인 단체들의 오랜 문제제기로 지하철에서 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 노약자들도 혜택을 받는 걸 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민주화 이후 20여년,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상당히 광범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공감대'가 사회의 다른 영역에도 널리 확대되어 보다 진보적이면서 갈등이 적은 사회가 도래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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