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무개(52·왼쪽)·김아무개(42·오른쪽)씨 손아무개(52·왼쪽)·김아무개(42·오른쪽)씨](http://img.hani.co.kr/imgdb/resize/2008/0419/03016888_20080419.jpg)
손아무개(52·왼쪽)·김아무개(42·오른쪽)씨
새마을호서 신혼여행까지…역무원 봉사단 등 도움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받고 싶어요. 특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부터요.”
경남 밀양에 사는 손아무개(52·왼쪽)·김아무개(42·오른쪽)씨 부부가 18일 달리는 열차 안에서 미뤄뒀던 결혼식을 올렸다.
손씨는 세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가 불편한 2급 장애인이고, 김씨는 ‘지적’ 장애인이다. 지난해 말 결혼해 지난 2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이들의 늦깎이 결혼식은 밀양역과 부산역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빛과 소금’ ‘사랑의 실천봉사단’ 등의 도움으로 이뤄지게 됐다.
손씨 부부의 결혼식은 18일 낮 12시20분 부산역을 출발하는 새마을호 특실 10호차에서 열렸다. 열차 한 칸을 결혼식장으로 꾸며 3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인식 부산역장의 주례로 진행됐다. 하객들은 동대구역에서 내려 구내식당에서 피로연을 열고, 신혼부부는 기차를 타고 그대로 달려 온양온천으로 3박4일 신혼여행을 갔다.
예복을 갖춰 입고 부산역 3층 종합안내실 앞에서 하객들을 맞은 손씨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이름만은 한사코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좋은 것인지 긴장이 되는 것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장애인끼리 결혼을 한다니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네요.”
이날 300만원 안팎의 경비와 신혼여행은 두 봉사단체 등 코레일 직원들과 호텔, 웨딩업체 등에서 지원했다. 코레일의 두 봉사단체는 다음달 결혼식을 원하는 부부의 사연편지를 접수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코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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