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사지 무형성 장애 손제인양
선천성 사지 무형성 장애 손제인양, 희망품기 원정대 합류
8살 제인이 는 무릎 밑으로 두 다리가 형성이 안된 채 태어났다. 손가락도 오른손에만 2개 있는 선천성 사지 무형성 장애다. 처음엔 주변사람들조차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조금의 차이를 빼면 제인이도 여느 아이들과 다를 리 없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 유치원을 잘 다녔고, 의족을 하고 발레도 배웠다. 낯을 가리지 않고 밝고 쾌활해 늘 주위 사람들의 귀여움도 독차지한다. 제인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특별한 결심을 했다.
27일부터 제인이는 절단장애인 7명과 함께 15박16일간 네팔 히말라야 중앙에 자리잡은 랑탕의 만년설 나야칸가(5894m) 등정에 나선다. 지난해 장애, 혼혈인으로 구성돼 히말라야 4700m 칸진리봉에 올랐던 제1회 희망원정대에 이어 두번째 ‘희망품기’ 대원에 합류했다.
1월19일엔 한라산에서 예비산행도 했다. 경사를 오를 때 몸을 지탱해주는 밧줄을 가슴과 겨드랑이 사이에 넣은 뒤, 작은 오른손까지 보태 밧줄을 꼭 품고 힘을 냈다. 50도에 가까운 경사를 오르면서 힘겨울 땐 아버지 손제열씨가 멘토가 돼 뒤를 받쳐줬다. “아직 어리고 힘들어할 것 같아 망설이기도 했는데 제인이가 살아가면서 닥칠 어려움을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도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청계산 등을 3차례 더 오르며 히말라야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진희 절단장애인협회장은 “처음엔 ‘잘 올라갈 수 있을까, 업고 올라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의족을 하고도 씩씩하게 제일 빨리 뛰어올라가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더 힘을 내야했다”고 했다. 히말라야에선 뒤처지지 않고 정상까지 안전하게 다녀오는 게 목표다.
제인이에겐 이제 갓 돌이 지난 동생 제우가 있다. 제법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제인이에게 집안 어지럽히기 대장으로 ‘찍혔다.’ 그래서 소망이 하나 더 생겼다. “제우가 빨리 커서 누나랑 같이 소풍 갔으면 좋겠어요.”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절단장애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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