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장애를 딛고 강단에서 다시 선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5일 자연대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작년 1학기에 강단에 복귀한 이 교수가 이번 학기에 맡은 수업은 학부 강의 `바다의 탐구‘. 연합뉴스
"입으로 연결된 마우스를 불면 우클릭이고 빨면 좌클릭이에요"
교통사고로 목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교수가 장애를 딛고 강의와 연구 활동을 펼쳐 감동을 주고 있다.
이상묵(46)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06년 연구조사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방문했다가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했다.
사막 한복판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제자인 이혜정(당시 24세)씨는 숨졌고 이 교수도 한 때 호흡이 정지되는 상황까지 닥쳤지만 동행하던 외국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헬기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한 끝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 이 교수는 현지에서 3개월에 걸친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지만 척추를 심하게 다쳐 목 아래가 모두 마비됐으며 아끼던 제자마저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좌절하기 보다는 살아가는 법을 하나씩 터득했다.
이 교수는 "나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 머리를 다치지 않아 계속 연구할 수 있고 미국에서 치료를 받은 덕분에 음성인식 프로그램이나 특수 마우스 등 장애인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장비들을 직접 보고 왔다"며 자신이 생활하는 법을 설명했다.
그의 생활은 전동 휠체어와 PC, 인터넷, 음성인식 프로그램과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등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USB 포트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한 이 마우스에는 압력을 인식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입으로 커서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고 불거나 빠는 동작으로 좌ㆍ우 클릭을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은 세상과 이 교수의 거리를 좁혀주는 창이며 쇼핑과 은행업무 등 일상의 필요를 해결하는 공간이기도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음성인식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일본어나 중국어로는 호환이 되지만 유독 한국어와는 호환이 되지 않아 모든 작업은 영어로 처리한다. 작년 1학기에 강단에 복귀한 이 교수가 이번 학기에 맡은 수업은 학부 강의 `바다의 탐구'. 사실 그는 올해 안식년이지만 그간 물심 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동료 교수를 대신해 강의를 자청했다. 몸이 불편해 남보다 수업 준비에 몇 배나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특수 마우스와 음성인식 장치를 사용한 `특별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사고 당시 숨진 제자를 기리기 위해 사재 5천만원을 털었고 학교 관계자 등의 도움을 받아 `이혜정장학기금'을 조성했다. 이 교수는 5일 "나는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이지만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며 "누구나 순간의 실수로 장애인이 될 수 있는만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좀 더 좋은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5일 자연대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USB 포트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한 이 마우스에는 압력을 인식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입으로 커서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고 불거나 빠는 동작으로 좌ㆍ우 클릭을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은 세상과 이 교수의 거리를 좁혀주는 창이며 쇼핑과 은행업무 등 일상의 필요를 해결하는 공간이기도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음성인식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일본어나 중국어로는 호환이 되지만 유독 한국어와는 호환이 되지 않아 모든 작업은 영어로 처리한다. 작년 1학기에 강단에 복귀한 이 교수가 이번 학기에 맡은 수업은 학부 강의 `바다의 탐구'. 사실 그는 올해 안식년이지만 그간 물심 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동료 교수를 대신해 강의를 자청했다. 몸이 불편해 남보다 수업 준비에 몇 배나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특수 마우스와 음성인식 장치를 사용한 `특별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사고 당시 숨진 제자를 기리기 위해 사재 5천만원을 털었고 학교 관계자 등의 도움을 받아 `이혜정장학기금'을 조성했다. 이 교수는 5일 "나는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이지만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며 "누구나 순간의 실수로 장애인이 될 수 있는만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좀 더 좋은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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