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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장애인 정보 접근권은 시혜 아닌 권리”

등록 2008-03-02 21:19

1인시위 한달째 김철환씨
장애인 배려없는 인수위 홈피가 계기
인권위 진정했으나 ‘헛수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으로 들어가는 길목. 김철환(43·사진)씨의 1인 시위는 29일에도 계속됐다. 지난 12일 시위 장소를 삼청동에서 여의도로 옮겼을 뿐 그가 거리에 나선 지는 이날로 31일째다.

장애인 정보 접근권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장애인정보문화누리의 상근 활동가인 김씨가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은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홈페이지 때문이었다. 그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만드는 곳이기에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소외 계층의 접근은 막혀 있었다”며 “인수위 홈페이지에서는 이미지를 설명하는 텍스트나, 동영상 설명 텍스트 및 수화통역 등이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이 문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까지 했지만 인수위로부터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홈페이지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 역시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문에서부터 화려한 플래시가 나오는데, 신체적 제약으로 키보드만을 사용해야 하는 이들은 이 이미지를 끄거나 제어할 수가 없으며, 동영상 자막 처리도 부족하다.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김씨가 장애인 관련 활동과 연을 맺은 것은 수화를 처음 접한 17년 전이다. 그는 “심리적 장애를 겪은 적이 있어 수화에 강하게 끌렸다”며 “당시 금속가공 일을 그만두고 봉사활동을 하다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정보 접근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해 장애인정보문화누리에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요즘엔 임대주택 신청을 인터넷으로 많이 하지만, 제가 아는 청각장애인은 이를 이용할 수 없어 방문 접수를 하더군요”


인수위 활동은 막을 내렸지만, 그가 계속 시위를 하는 이유는 아직 사회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정보 접근성’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특히 방송·통신 융합으로 탄생하는 새 미디어를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통신망에 접근해도 그 위에 있는 동영상 손수제작물 등 콘텐츠들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다”며 “인터넷 텔레비전 등이 도입되는 시점에서 접근성을 논의해야지 사후에 접근성을 고려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을 보니 이용자 ‘복지’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장애인 정보 접근권은 시혜적인 차원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 다루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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