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야학 “근본대책 안돼” 거부
성인 장애인들에게 한글과 검정고시 대비 교육을 해온 노들장애인야학이 교실을 잃고 지난 2일부터 길거리 천막수업에 들어간 것(<한겨레> 1월3일치 12면)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야간 특수학급 설치라는 대책을 내놨으나, 노들야학 쪽은 근본 대책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초·중등 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장애인들을 위해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인 서울정민학교에 초·중·고교 과정 야간 특수학급을 만들어 노들야학 학생 37명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희수 장학관은 “우선 3개 학급으로 시작하고 지원자가 있으면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교육법’ 시행을 앞두고 최초로 성인 장애인들에게 정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경석 노들야학 교장은 “지금도 장애 성인이 신청을 하면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학생들은 교육 수준과 여유 시간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야학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노들야학이 문제가 되니 소수의 학급을 만들어 학생을 수용하고 야학을 없애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성인 장애인 40만명에 대한 근본적인 교육 대책이 아니라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립까지 돕고 있는 야학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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