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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3500명 손님들 불편없도록 끝까지 배려를”

등록 2007-08-21 18:37

이익섭 교수
이익섭 교수
9월 5일 개막 ‘세계 장애인대회’ 조직위원장 이익섭 교수
이익섭(55·사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다음달 5~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장애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국제 장애인 권리조약’을 주제로 열리는 제7회 세계 장애인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70여개 나라에서 오는 3500여명의 손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위원장은 “공항에서 호텔, 회의장까지 이동하는 선을 따라 세심하게 살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지체장애인이 화장실에서 쓸 샤워 의자가 필요한데 최상급 호텔에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해달라고 요구해도 일회성 행사여서 준비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을 때 참 답답했다”며 “98개의 계단을 경사로로 바꿔도 2개의 계단이 안 바뀌면 장애인은 올라갈 수가 없어, 끝까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망막염을 앓아 시력을 잃었다. 앞을 못 보는 그를 이끈 것은 두 여성의 힘이었다. “어머니가 아침마다 점자책을 찍어주는 소리에 잠이 깼죠. 어머니는 저에게 공부를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셨어요.”

이 위원장이 1981년 미국 시카고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어머니 구실을 대신해준 사람은 아내였다. 그는 “대학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다음날 바로 미국으로 떠났다”며 “미국에서 아내가 책을 녹음해서 들려주고, 친구들 강의노트를 점자로 찍어주는 등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88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돌아와 93년 모교인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이 위원장은 “미국에서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책을 나눠 낭독한 녹음테이프를 보내준 덕분에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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