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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휠체어 실은 꿈 광복절엔 이루어집니다

등록 2007-08-10 18:39

올해 1월 2일 파리의 에펠탑 앞에 도착한 최창현씨. 연합뉴스
올해 1월 2일 파리의 에펠탑 앞에 도착한 최창현씨. 연합뉴스
통일 기원 유럽종주 최창현씨 베를린서 여정 마무리
“많이 힘듭니다. 몸상태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9일 오후 8시, 휠체어를 타고 유럽을 종주하고 있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창현(42)씨의 지친 목소리가 전화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

현재 독일 북서부 파더본시에서 하노버 북서쪽의 항구도시 하멜른으로 이동 중인 최씨는 앞으로 500㎞를 더 달려 광복절인 15일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 유럽종주를 마무리한다. 그는 지난해 5월10일,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전동훨체어를 타고 2만5000㎞ 유럽일주에 나섰다. 장장 1년 3개월 동안 입으로 전동휠제어를 조종하며 하루 70~80㎞씩 유럽 32개국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최씨를 곁에서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 민지인(25)씨는 “현재 경비가 거의 바닥이 났다”며 “현지에 사는 한인들과 주민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유럽일주를 돕는 자원봉사자 두 명이 지닌 장비라곤 최씨가 탄 전동휠체어를 호위하는 승합차와 거기에 실린 캠핑 용품과 옷가지 그리고 비상약품이 전부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한 최씨의 ‘아름다운 도전’은 현지 언론을 통해 많은 유럽인들에게 알려졌다. 시속 13㎞로 달리는 그의 전동휠체어가 고속도로를 달리면 뒤에 따르는 차들은 갈 길을 막는 최씨 일행에게 핀잔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춰줬다. 현지 경찰과 주민들은 최씨 일행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잠자리를 제공하는 등 열성적으로 도와줬다. 지난 6월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에 들른 최씨를 격려하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해줬다. 그는 유럽을 종주하면서 방문하는 도시마다 자신의 장애를 분단된 한국에 비교하며 하루빨리 통일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1996년 대구에서 장애인단체인 ‘밝은내일회’를 결성한 뒤 회장을 맡아 저상버스 도입 운동을 벌이는 등 장애인 인권보호에 앞장서왔다. 그는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2001년과 2003년 미국과 일본을 횡단하기도 했다.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최씨가 베를린 장벽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독일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도착하면 독일 장애인협회 회원들과 교민, 독일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완주 기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유럽 일주가 성공하면 최씨는 2008년 기네스북에 ‘중증장애인 전동휠체어 부문 세계신기록 보유자’로 기록된다.

대구/구대선 기자, 서은진 인턴기자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4)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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