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홍순영씨
왜소증 딛고 사회공헌 전문가된 아시아나항공 홍순영씨
“사회공헌 업무를 맡고 싶어서 했고, 해보니 딱 천직같아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고 있으니 정말 신나요.”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팀의 홍순영(25)씨는 사내에서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9월 장애인 특채로 입사한 홍씨의 키는 137㎝이다. 그가 희망대로 경영지원팀에서 사회공헌 담당을 맡은 뒤 아시아나항공의 사회공헌활동 수준은 부쩍 높아졌다.
입사하자 마자 ‘끝전 모으기’ 아이디어를 내, 급여에서 1천원 이하 잔액은 불우이웃돕기용으로 모금하자고 임직원들을 적극 설득했다. 현재 임직원의 80%가 동참했다. 여기서 모인 돈 1100만원으로 아시아나는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학생 특수교육기관인 교남학교에 컴퓨터 10대와 특수운동기구 6대를 기증했다. 또 이미 시행중이던 사내 봉사포인트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봉사포인트를 자주 볼 수 있도록 사내 컴퓨터 프로그램 초기 화면에 봉사포인트를 링크시켰다.
홍씨는 “사내에서 자신의 포인트가 얼마였는지 잘 모르고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생각해 냈다”고 설명했다. 주위로부터 “사회공헌 활동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자신의 점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돼 고맙다”는 인사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1~4월 사내 봉사포인트는 6548점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9117점을 기록했다. 임직원 1명이 1시간 봉사활동을 하면 1점이 쌓인다.
홍씨는 중학시절만해도 남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고교 때부터 더 이상 키가 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왜소증이었다.
“사춘기 때는 예쁜 신발도 신고 싶고, 멋진 옷도 입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 힘들었죠.” 또래에 맞는 유행이 있지만 홍씨에 맞는 사이즈는 없었다. 농촌 출신의 홍씨는 늘 맞춰 신고, 맞춰 입어야 했다. 홍씨는 18살 이상 여성이 키 140㎝ 이하인 경우에 해당하는 지체장애인 6급이다.
하지만 홍씨는 환했다. 자신의 특성을 되레 디딤돌로 삼았다. 대학도 자신과 관련된 복지학과를 나왔으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사진 아시아나항공 제공
사진 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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