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원 ‘시각장애인 첫 교육연구사’ 김호식씨
시각 장애를 지닌 교사가 교육 정책 등을 마련하는 교육전문직에 처음 선발됐다.
서울맹학교에서 12년째 안마·마사지 등을 가르쳐 온 김호식(44) 교사는 오는 9일부터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교육연구사로 일하게 된다. 개별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교직에 있다가, 이제는 특수교육 기초연구, 장애 학생을 위한 교수·학습 자료 개발 등 장애인 교육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일을 맡은 것이다. 김 교사는 2일 “23년 동안 현장에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될 만한 행정 업무를 하는 데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1977년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잃은 김 교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학과 수석으로 대학에 입학할 만큼 학업에 열심이었다. 임용 시험을 치를 때는 교육청이 서류를 접수하려 하지 않아 몇 차례 싸우기도 했다. 그는 “여건이 마련되기까지 기다려서는 이룰 게 별로 없다”며 “도전을 해야 개선할 거리도 생기는 것 같다”고 힘차게 말했다.
김 교사는 “장애인이 교육 행정 분야에 많이 진출해야 장애인 교육도 발전할 수 있다”며 “다른 장애인들이 진출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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