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특수학교 전원식 교사가 19일 오후 기술실에서 한 여학생에게 재단법을 가르치고 있다.
성심학교 제공
충주 성심학교서 양장기술 가르치는 전원식 선생님
장애인에 꿈·희망 심는다
청각 장애 특수학교 충주 성심학교 전원식(57) 교사에게 장애인의 날은 ‘좌절 않는 날’이다.
1980년 3월부터 과학, 언어, 양복·양장 기술 등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좌절하지 말라. 싫은 소리를 듣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 역시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늘 밝은 얼굴로 대한다.
그는 세 살 때 한 쪽 귀의 청력을 잃었지만 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개인 사업체까지 차렸다. 그러나 사업 초기 과로·폐결핵 등이 퇴행성 난청으로 번져 27살 때는 두 귀 모두 들리지 않게 됐다.
그는 “크게 상심하던 때 양복 기술을 배우라고 권한 형이 큰 힘이 됐다”며 “양복 기술을 배운 뒤 나와 같은 장애인에게 힘이 되려고 성심학교로 왔다”고 했다.
그는 빈 교실에 재봉틀을 들이고, 재단대를 설치한 뒤 오후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양복·양장 기술을 가르쳤다. 해마다 5~10명의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양복·양장 전문 기능사만 100여명을 배출했다. 올해 졸업한 만학도 이경민(44)씨는 200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충북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이 들을 수는 없지만 배우려는 의지와 집중력은 대단하다”며 “양복·양장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27년을 가르쳐온 그는 요즘 인터넷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제자들한테 배운 컴퓨터 실력이 이젠 제법 늘어 홈페이지까지 만들었으며, 학교 안팎의 소식을 학생·학부모 등에게 알리고 졸업생들의 소식을 학교에 전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학생들의 곁에서 힘이 돼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다”며 “학생들이 장애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성장했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충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그는 “언제나 학생들의 곁에서 힘이 돼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다”며 “학생들이 장애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성장했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충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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