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장애 이재창씨
1급장애 이재창씨 10년간 편의시설 실태 조사
‘의지’로 미래 찾는 사람들
10년 동안 대구 전 지역을 돌며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해 끈질기게 개선을 요구해 온 중증장애인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지역 장애인 인권단체인 ‘밝은내일회’에서 조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창(38·오른쪽)씨.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인 이씨는 전신 근육이 마비돼 혼자서는 생리현상도 마음대로 해결할 수 없는 처지지만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하루에도 서너번씩 현장으로 향한다.
1998년 뜻을 같이하는 동료 장애인들과 함께 조사를 시작한 이씨는 10년 동안 은행과 관공서 등 공공기관부터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재래시장에 이르기까지 대구 전 지역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해 왔다. 또 지난해부터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고속철도(KTX) 등 대중교통까지 조사 영역을 넓혔다.
이씨는 “언젠가 한 유명 커피체인점 입구에서 계단을 오르지 못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걸인인 줄 알았는지 1천원을 손에 쥐여주며 어서 가라고 하더라”며 “커피를 마시러 왔다고 설명해도 다른 손님들에게 폐가 된다며 입장을 거부해 마음이 크게 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힘들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을 요구해도 성과가 없어 힘이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케이티엑스 내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화장실이 너무 좁아 휠체어는 물론이고 장애인을 도와줄 활동보조인도 함께 들어갈 수 없어 중증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애초 설계상 그렇게 돼 있는 것이라 고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대구시내 관공서와 백화점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격식만 갖춰둔 것에 불과해 실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소리소문 없이 묻혀버렸고 바닥을 기는 저상버스 장애인 이용률 문제도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씨는 “이럴 때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당사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누가 불편을 알고 고칠 생각을 하겠냐”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조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대구시내 관공서와 백화점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격식만 갖춰둔 것에 불과해 실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소리소문 없이 묻혀버렸고 바닥을 기는 저상버스 장애인 이용률 문제도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씨는 “이럴 때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당사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누가 불편을 알고 고칠 생각을 하겠냐”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조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