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림씨
1급 시각장애인 최유림씨 영어교사 임용
국내에서 처음으로 1급 시각장애 영어교사가 교단에 선다.
주인공은 최유림(24·공주대 졸)씨. 최씨는 충남도교육청의 중등교사 임용고시 영어 교과에 응시해 합격했다. 세상의 관심은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모아졌다. 그는 31일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면 판서를 대신하는 것은 물론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교과지도 방법은 대형 텔레비전에 컴퓨터를 연결해 수업 내용을 보여주고 목록에 따라 학생들과 대화하며 가르치는 것으로, 2005년 교생 실습을 앞두고 ‘어떻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다 이 방법을 창안했다.
이 방법은 교생실습을 한 공주대 사범대 부설중학교와 서울맹학교에서 시연돼 검증받았고, 임용고시 2차 시험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시연하면서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살려 아이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발음까지 교정해 주기도 했다.
영어교사의 꿈은 2002년 공주대에 입학해 영어교육을 복수 전공하면서 영글었다. 교수들은 그가 말하기와 듣기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자 ‘영어 선생님을 해도 충분하다’며 교사 진출을 권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교재를 구해 복지관에서 점자책과 전자파일을 만들어 공부하고 점자교재가 출판되는 〈교육방송〉 영어강좌도 빼놓지 않았다. 점자파일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점자 전자노트는 잠잘 때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