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자씨
특수학교 학부모 모여 소출력 방송
대구 성서 지역 ‘담장 허무는 엄마들’
대구 성서 지역 ‘담장 허무는 엄마들’
매월 마지막 금요일 오후 3시 대구 성서 지역에서는 ‘특별한’ 어머니들을 보듬는 전파가 퍼진다. 중증 장애인을 키우는 어머니들이 자신의 사연을 전하려고 직접 제작을 맡는 라디오 프로그램 ‘담장 허무는 엄마들’. 프로그램의 주 진행자인 양금자(47)씨의 15살 아들도 중증 소아마비 환자다. 혼자 거동이 힘든 아이의 수발을 든다고 하루가 빠듯한 상황에서 마이크를 잡은 지 벌써 1년3개월을 넘겼다. 처음 방송을 만들자며 의기투합한 ’동지’들은 아이가 다니던 특수 학교의 학부형 모임에서 만났다. 현재 대본을 쓰고 기획을 맡는 전정순씨, 코너 진행을 하는 김혜숙씨가 바로 그들. 양씨 등은 2005년 봄 대구 성서 지역을 대상으로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하는 ‘성서공동체 에프엠(FM)’의 문을 두들겼다. “장애아 부모의 고충에 대해 우리끼리 넋두리만 할 순 없잖아요. 비장애 아이를가진 사람들에게도 저희 생각을 얘기하고 싶었죠. 동네 방송이란 제약이 있지만, 저희는 지금도 프로그램을 시디에 담아 주위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전해줘요. 그렇게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본 거죠” 1시간 분량의 ‘담장 엄마’는 애틋한 사연만 들려주지 않는다. 장애인 교육지원법 재정에 냉담한 국회 등 잘못된 현실을 지적하고 대안을 촉구하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양씨 등 제작진은 최근 담장 엄마 방송 첫돌을 기념해 지난 프로그램 대본을 모아 자료집을 펴 냈다. 책을 대학 교육학과 등에 보급해 방송을 못 들은 교사 지망생들에게 글로 대신 장애아 가정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담장 엄마는 지난해 12월29일 방송분 부터 웹사이트(scnfm.or.kr)를 통해 인터넷 다시 듣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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