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전 엘지2군 감독 아들 김준씨
김인식 전 엘지2군 감독 아들 김준씨
오른팔 장애 이기고 국가대표팀 투수로
오른팔 장애 이기고 국가대표팀 투수로
오른팔이 펴지지 않는 선천성 장애도 그의 야구열정을 막지 못했다. 그래서 왼손잡이가 됐고, 부단한 노력 끝에 마침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주인공은 16회 대륙간컵 야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투수 김준(21·고려대). 태어날 때부터 그는 오른팔이 심하게 휘어있었다. 지금 역시 한눈에 봐도 5도 정도는 안으로 굽어 있다. 야구는 물론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장애였다. 하지만 그토록 좋아하는 야구를 포기할 순 없었다. 게다가 야구는 왼손이 더 유리하고, 오른손은 장갑으로 공만 받으면 되지 않던가.
그에겐 야구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있었기에 이런 모든 게 가능했다. 바로 김인식 전 엘지 2군 감독이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초창기 엠비시(MBC) 청룡의 그 유명한 2루수였다. 아버지의 야구사랑이 딸 둘을 낳고 얻은 아들에게 이어진 것이다.
김준은 초등학교 2년 때부터 아버지와 공을 던지고 받기 시작했고, 5년 땐 야구부가 있는 경기도 분당 화탑초등학교 야구팀에 들어갔다. 아버지를 닮아 발이 빠르고, 어깨가 강했다. 그런데 오른손 장애로 인해 그는 타격을 온전하게 할 수 없었다. 주위에선 그를 ‘반쪽선수’로 취급했다.
가까스로 경기고에 진학한 그는 여기서 본격적으로 투수수업을 받았다. 그의 강속구는 시속 145㎞를 찍었다. 좌완 강속구 투수로 빛을 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결국 고려대 진학도 가능하게 됐고, 올해 3학년이 돼서는 봄철연맹전 우승 주역으로 활약해 국가대표까지 뽑히게 됐다.
“갈수록 야구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세요. 내년엔 아버지가 몸담았던 엘지 트윈스에 지명되는 게 꿈입니다.” 장애를 딛고 국가대표팀의 투수로 성장한 김준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타이중(대만)/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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