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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이사람] 몸 불편해도 ‘추억의 여행’ 떠나요

등록 2006-11-07 18:52

장애인 위한 여행사 ‘휠체어투어’ 박호석 대표
“해외여행이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지만 장애인에게는 먼나라 얘기입니다.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자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단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주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국내 여행업계에서 처음으로 장애인과 그 동반가족만을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사가 등장했다. ‘휠체어투어’ 대표 박호석(38·소아마비 2급)씨는 자신의 회사를 한마디로 ‘장애인에 의한 장애인을 위한 여행사’라고 표현했다.

1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그는 휠체어투어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직접 외국 현지를 답사하면서 장애인 여행의 문제점을 파악한 것이다.

비장애인에게는 전혀 불편할 것이 없는 계단 1~2개까지 의식해서 동선을 잡았고, 여행 중에 가장 큰 걱정거리인 화장실 이용도 직접 체험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신혼여행서 몸소 겪은 아픈 기억에 사업 시작
휠체어 타고 직접 현지 답사해 문제점 파악
자신감 회복·긍정적 사고 위해 외국여행 필요

그가 이 사업 추진을 마음먹은 것은 2002년 자신의 아픈 신혼여행 기억에서 출발한다. 우여곡절 끝에 비장애인(35)과 결혼한 그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뉴질랜드로 신혼여행을 택했다. 그러나 두려움이 커서 친형 가족들과 함께 모두 6명이 일반 패키지로 외국여행을 떠났다. 자신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동반 여행객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고, 비장애인 기준의 빡빡한 일정 때문에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렇지만 호주는 장애인에게 천국이었다. 호텔에는 장애인 전용 룸이 있었고, 관광지에는 계단 몇개만 있어도 전용 리프트시설이 갖춰졌으며, 음식점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다.

이런 체험을 마음에 두고 있던 터에 지인의 소개로 괌에서 10년을 지낸 고석렬씨를 만나 사업을 진행시켰다. 아직은 개설상품이 가족여행(괌·사이판·푸껫)과 허니문여행(괌·사이판) 등으로 초보단계다. 그러나 앞으로 일본·중국·호주·하와이 등으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올겨울에는 결혼을 했는데도 해외여행을 경험하지 못한 장애인 부부를 정해 1호로 무료 여행을 보내 줄 계획이다.

그는 “장애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까봐 여행에서 스스로 위축된다”며 “장애인의 자신감 회복과 긍정적 사고로의 전환을 위해 해외여행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하며 일침을 가했다.

“저의 사업이 가능한 것은 역설적이지만 우리나라가 장애인 시설이 낙후되고 인식이 부족한 장애인 후진국이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일반 주차장이 아무리 복잡해도 장애인 주차장에 일반인이 차를 세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법이 무르기 때문이죠. 약만 올리는 장애인 주차장을 차라리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02)736-7047. (wheelchairtour.co.kr)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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