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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휠체어 유럽종단 중증장애인 최창현씨 벨기에 도착

등록 2006-10-19 00:55

17개국 9천500㎞ 돌파…보조차량 임대 지원도 호소
"저를 한국에서온 `슈퍼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 환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꿈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으로 희망과 감동을 주는 슈퍼맨이 되고 싶습니다"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유럽대륙 전동 휠체어 종단에 나선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창현(41)씨가 유럽의 수도로 불리는 브뤼셀에서 고단했던 여정의 소감을 꿈을 이루겠다는 단단한 심경을 비치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난 5월 10일 그리스에서 출발한 최씨의 장정은 시속 13-14㎞의 느림보임에도, 그간 동유럽, 발트해, 북유럽 국가들을 거쳐 벨기에까지 17개국을 돌았고, 전체 2만2천㎞ 가운데 9천500㎞를 소화했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손발을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조종할 수 밖에 없어 "하루종일 뭘 먹고 다니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는 최 씨는 "감격적인 순간들이 너무 많다"고 여행의 보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폴란드에선 휠체어 하나에만 의지한채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최 씨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한 남성이 무릅끓고 갑자기 발에 입맞춤을 한 감격의 순간도, 하룻밤 묵은 가정에서 현관 계단에 전동차를 위한 경사로를 만든 훈훈한 장면도 있었다.

판란드에선 "이세상 수천만명 중에 하나 나오기 힘든 인물이다. 그런 사람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는 벅찬 칭찬의 말도 들었다고 한다.

벨기에선 주 벨기에겸 유럽연합(EU) 대표부의 강병철 영사가 "국경을 넘어 오는 것을 봐야겠다"며 네덜란드와의 접경도시 푸테까지 마중나온 장면에 "고생하며 쌓인 피로가 확풀리는 느낌"이었다고 강 영사와 EU 대표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여정은 다음 행선지인 영국과 아일랜드를 포함해 14개 국, 1만3천여 ㎞로 내년 5월 17일 동서독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 씨는 "자칫 일정이 중단될 지 모른다"며 어려움도 호소했다.

인천 공항에서 우리은행 직원들이 정성껏 모은, 하지만 은행홍보 차원이 아니니 비밀로 해달라는 1천만원으로 시작된 이번 장도는 도중에 돈이 떨어져 움직일 수 없게된 적도 많았으나 현지인들의 주머니 돈을 털어 어렵사리 일정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어려움은 휠체어 뒤를 따르는 보조차량 문제. 대학생 자원봉사요원인 최재혁(22)씨가 운전하는 이 차량은 현대자동차 독일법인에서 저렴한 값으로 임대해준 것이나 주행거리 3만㎞가 되면 무조건 반납하는 조건이라는 것.

이미 2만1천 ㎞를 주행, 영국과 아일랜드를 다녀오면 3만 ㎞를 넘을 것같아 걱정이라는 최 씨는 "그간 여러모로 도와준 현대측엔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다"며 "현대가 통일을 위해 정성을 보태는 차원에서 한번 더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최 씨가 계획대로 유럽 종단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장거리 휠체어 마라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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