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초·중·고 및 특수학교
장애인 화장실 시설 미비
“불편·수치심 덜어주는 배려를”
장애인 화장실 시설 미비
“불편·수치심 덜어주는 배려를”
4살 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면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경남 김해시 ㄱ중 2학년 김아무개(14)군은 학교 화장실에 장애인용 양변기가 있지만 이용하지 않는다. 너무 불편한데다 특수·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을 때마다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김군은 학교에서 용변을 보지 않기 위해 아침마다 물과 밥을 적게 먹고 학교에 간다.
ㄴ중 특수학급에 다니는 장애학생 4명은 이런 양변기마저 없어 불편한 몸을 겨우 이끌고 일반 학생들이 사용하는 좌변기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생명나눔재단이 지난 7~9월 정신·지체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김해시 초·중·고교 29곳(31학급 197명)과 경남 장애학생 전문 특수학교 6곳의 화장실 운영실태를 조사했더니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김해시 초·중·고교 29곳 가운데 9곳(31%)에 장애인용 양변기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용 양변기를 설치한 20곳 가운데도 1곳은 장애학생이 화장실까지 가는데 휠체어를 타고 계단을 내려가야 했으며, 2곳은 남녀 공용, 1곳은 청소도구함으로 사용하는 등 4곳이 무용지물이었다. 장애학생들이 혼자 이용하기에 편리한 비데를 설치한 곳은 단 1곳 뿐이었다.
특히 경남 장애학생 전문 특수학교 6곳은 각각 3~38개씩의 양변기를 설치했으나, 3곳은 비데를 1대도 설치하지 않았고, 1곳은 비데가 1대 뿐인 것으로 조사돼 특수학교조차 장애학생 화장실 문제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나눔재단은 12일부터 한달 동안 장애인용 양변기와 비데가 없는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일반 학교에 장애인용 양변기와 비데를 설치하기 위해 시민들과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장애아동 수호천사 캠페인’에 나섰다.
임철진 생명나눔재단 사무총장은 “양변기조차 없어 용변을 보다 옷을 버리는 장애학생들도 있다”며 “회식비를 아껴서라도 학교 장애인 화장실에 1대에 20만~30만원 하는 비데와 양변기를 설치해주는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후원계좌:농협 841-01-314307(예금주 생명나눔재단) (055)335-9955.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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