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은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예산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 회원들이 7일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 제공
전북, 27%만 특수교육 혜택
6360명 ‘나홀로 집에’ 방치
6360명 ‘나홀로 집에’ 방치
“어린이집 졸업 뒤 특수교육 받게 해달라!”
“비장애인 엄마들의 편견이 너무 힘들어 장애인 특수학교로 오는 장애아동 학부모가 많습니다. 부모들에게만 맡겨진 장애아 교육 때문에 엄마들이 지쳐갑니다. 봉사활동 점수를 따기 위해 비장애인 엄마가 복지시설 등을 찾아 자녀 대신 가짜로 봉사하면 무엇합니까?”
6일 오후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장애아동을 둔 김혜정(46)씨는 울먹였다. 정신지체 2급인 김씨 아이는 특수학교인 전주은화학교 중3 과정에 다닌다. 김씨는 지난 1일 출범한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함께 6일째 이곳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그는 “내 자식은 정신지체여서, 몸에 장애가 있는 아동의 학부모보다는 그나마 낫고, 최근 학교 근처로 이사를 와 통학 불편은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뇌성마비가 있는 11살짜리 아들을 둔 어머니는 “아들이 12살이 넘으면 어린이집에서도 나가야 하는데 더이상 갈 곳이 없다”며 “제발 아들이 집에서 홀로 지내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장애인전담 보육시설로 지정된 어린이집에 장애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나이는 만 12살이다. 학부모들은 해마다 날아오는 취학통지서를 여러해째 미루면서 자녀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전북지역 장애학생 추정수 8750명 가운데 2390명(27.3%)만 특수학교 또는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 뿐, 나머지 6360명은 특수교육의 혜택을 못 받고 방치되고 있다. 올해 전북의 특수교육 예산은 373억원(전체 교육예산 대비 2.4%)으로 16개 시·도 중에서 15위를 차지한다. 15위는 2004년과 2005년도 마찬가지다.
한창호 전교조 전북지부 특수교육위원장은 “장애아동이 졸업 후에 갈 곳이 없다”며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질적인 특수교육 향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세희(20·우석대 유아특수교육3)씨는 “장애인 교육을 유치원 때부터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유아 부분은 무시한 채 장애인 측면만 부각해 장애아들의 인권을 유린한다”며 “장애아들의 권리찾기를 위해 투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모임, 전교조 전북지부, 우석대 학생 등 20개 단체가 참여한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 교육예산 6% 이상 확대 등 24개 항 정책요구서를 최근 전북교육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7일에도 집회를 열어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했다. 이중흔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은 “장애인 교육 부문 예산을 늘리면 다른 쪽 예산을 줄여야 하는 처지”라며 “8일 장애인교육권연대 쪽과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장애학생 학부모모임, 전교조 전북지부, 우석대 학생 등 20개 단체가 참여한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 교육예산 6% 이상 확대 등 24개 항 정책요구서를 최근 전북교육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7일에도 집회를 열어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했다. 이중흔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은 “장애인 교육 부문 예산을 늘리면 다른 쪽 예산을 줄여야 하는 처지”라며 “8일 장애인교육권연대 쪽과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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