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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구족화가 오순이씨 전임교수 됐다

등록 2006-09-04 19:25수정 2006-09-04 19:28

지난 1일 단국대 전임교수로 임용된 오순이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4일 첫 수업을 하면서 제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지난 1일 단국대 전임교수로 임용된 오순이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4일 첫 수업을 하면서 제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단국대 초빙교수서 2년만에
“장애우들에 희망됐으면”
“정연이 잘 그렸네. 그런데 대나무 잎 위아래가 왜 구분이 안 되지? 구도에 맞게 잎 크기와 형태를 다르게 그려봐.”

4일 오전 단국대 예술대학 동양화과 2학기 문인화 수업 첫 시간. 제자들을 지도하는 오순이(40) 교수 얼굴은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오 교수는 지난 1일 이 학과 전임교수에 임용됐다.

이 학교 출신인 그는 어릴 때 철도사고로 두 팔을 잃고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다.

첫 수업을 마친 그는 “2004년부터 이 학과 초빙교수로 임용돼 후배들을 가르쳐 온 터라 환경이 낯설지 않은데도 제자들 얼굴이 더 자세히 보이고 열심히 지도해야겠다는 욕심이 더 커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내내 웃음 띤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데 눈망울에 ‘반갑다’ ‘축하한다’고 써 있더군요. ‘휴강 안 하는 수업 할 거야’ ‘서로 열심히 배우자’고 눈인사를 했죠.”

2년 전 강단에 처음 설 때 설렘과 제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즐거움을 이번 교수 임용으로 계속 쌓을 수 있게 돼 꿈만 같단다.

그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이루려 할 때 장애가 불편해 보이고 다소 늦을 수는 있지만 결과는 같다”며 “제가 장애우들에게 희망이 되고 긍정적인 삶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학년생 이정연(24)씨는 “오 교수님은 아침 수업 시간이면 주먹밥과 빵을 준비해 나눠주실 만큼 자상한 선배님이시다”라며 “이번 학기에 교수님 두 분이 새로 오신다고 해서 오 교수님이 오셨으면 하고 바랐는데 첫 수업에서 만나 너무 기뻤다”며 웃음지었다.

학교 쪽은 “오 교수가 그동안 초빙교수로서 학부생들을 가르치는 데 열성적이고 문인화와 수묵화 부문에 특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 전임교수로 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가 그림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기회를 주신 학교 분들과 주위에서 힘이 돼준 목원 김구 선생님, 순덕이 언니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장애우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천안/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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