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장애인

“양궁에 미치니 차별도 한계도 극복돼요”

등록 2006-08-16 18:17

장애인양궁 국가대표 뽑힌 서울 성북구청 유순덕씨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서 시위를 당기고 싶어요.”

서울 성북구청 민원감사실에서 호적업무를 보는 유순덕(34·여·지체장애2급)씨는 요즘 머릿속이 양궁 생각으로 꽉 차있다.

그는 제9회 쿠알라룸푸르 아·태경기대회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3명이 참가한 선발전에서 국가대표 3명 가운데 1명으로 선발된 것이다. 처음에는 국가대표에 선발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양궁을 본격 시작한 게 지난해 7월께로 갓 1년 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그는 7월 평소 친분 있던 이를 만나러 천안에서 열린 장애인 양궁대회에 찾아갔다. 우연히 활을 당겨봤고, 주위 선수들이 “좋은 자세다. 여자 양궁선수도 흔치 않은데, 이 기회에 한번 해보라”고 격려했다. 초등학교·중학교 때 특기활동으로 잠깐 해본 뒤 손을 놓은 활을 다시 잡았다. 배우기는 쉽지 않았다. 지방에 있는 비장애인 양궁실업팀 감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도를 받았다. 그는 2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휠체어 탈 정도는 아니지만, 경기 때는 중심 잡기 힘들어 앉아서 시위를 당겨야만 한다.

이제껏 전문적인 선수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22살 때 9급으로 출발해 10년 넘게 꽉 짜인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

“가끔씩은 안 보이는 차별을 느낄 때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한계를 느낄 때도 있는데 양궁을 시작하고는 그런 것들이 다 해소가 되더라고요.” 요즘 그는 “양궁에 미쳐 있다”고 했다. 일하는 중간중간에도 활을 잡으러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단다. 1시간마다 팔굽혀 펴기를 하고, 집 마루에는 표적지를 가져다 놓고 연습을 한다.

그는 9월1일부터 합숙훈련 뒤 중순께 울산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11월부터는 쿠알라룸푸르 아·태경기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우선 메달을 많이 따려고요. 서울에 실업팀까지 만들고 싶어요.”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거짓말’ 밝히려…홍장원·여인형·곽종근·이진우 헌재로 1.

‘윤석열 거짓말’ 밝히려…홍장원·여인형·곽종근·이진우 헌재로

주말 ‘윤석열 탄핵’ 10만 깃발…“소중한 이들 지키려 나왔어요” 2.

주말 ‘윤석열 탄핵’ 10만 깃발…“소중한 이들 지키려 나왔어요”

“박근혜보다 죄 큰데 윤석열 탄핵될지 더 불안…그러나” [영상] 3.

“박근혜보다 죄 큰데 윤석열 탄핵될지 더 불안…그러나” [영상]

응원봉 불빛 8차선 350m 가득…“윤석열을 파면하라” [포토] 4.

응원봉 불빛 8차선 350m 가득…“윤석열을 파면하라” [포토]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5.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