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성모학교 한윤미양 등 5명 뉴질랜드 루아페후산 등반
다섯명의 시각 장애 학생들이 지구 반대쪽 뉴질랜드로 희망을 찾으러 떠난다.
시각장애 특수 학교인 충북 충주 성모학교에 다니는 시각 장애 1급의 한윤미(16·고1)·송혜진(〃)·송태리(〃)양과 김종석(15·중3)·유재준(〃)군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충주 칠금중 우진주(15)양 등 충주·서울·경기 지역 비 장애학생 10명, 뉴질랜드 동포 학생 김선정(14)양 등 5명과 함께 ‘희망찾기 탐사대’를 꾸려 10~22일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루아페후산(해발 2797m)을 오를 계획이다.
탐사대는 충주 칠금중 김영식(42)교사가 대장을 맡고, 백두대간보전연대 박연수(42)집행위원장, 도봉산 청소년 마을 김종민 팀장 등 10명이 보조 요원으로 참여한다.
김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에베레스트산 등 히말라야와 세계의 주요산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산악인이기도 하다.
2002년 시각 장애인 박동희(23·영동대2)씨 등으로 이뤄진 ‘히말라야 꿈나무 원정대’를 이끌고 히말라야에 올랐으며, 지난해와 올해 히말라야 오지 탐사를 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등산 경험이 없는 시각 장애인들이어서 걱정이 되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 잘 해내리라 믿고 있다”며 “비 장애 학생은 물론 동포 학생들과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추천과 인터넷 공모 등으로 모인 학생 탐사대는 지난달 22~23일 조령산에서 마지막 등산 훈련을 하는 등 지난 3월부터 원정을 준비해 왔다.
체력·등산 훈련은 물론 현지 학생들과 사귀려고 틈틈이 영어 공부도 했다.
뉴질랜드 동포 학생들과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아 왔다.
이들은 동포·비 장애 학생들과 에베레스트산을 처음 오른 영국인 에드몬드 힐러리가 세운 오피시 모험 학교 체험, 퉁가리 국립공원 탐사 등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을 계획이다.
탐사대는 정상에 오르면 각자의 소원 쪽지를 담은 타임캡슐을 묻을 계획이다.
한윤미양은 “산에 오르는 게 조금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에 오르면 시각장애인 관련 잘못된 헌법소원을 바로 잡고, 박지성 선수를 만나고, 아나운서가 되는 세 가지 꿈이 모두 이뤄질 것 같아 설렌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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