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거리 사진사 김광식씨
8년 동안 휠체어로 전국 누벼
8년 동안 휠체어로 전국 누벼
“장애인도 활동적이고 개성 넘치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팔다리를 자유롭게 쓸 수는 없지만 휠체어로 전국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장애인 거리 사진사 김광식(37·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씨는 외모에서부터 조금 ‘튄다’.
긴 머리와 공들여 다듬은 듯한 턱수염에 밀리터리 룩을 즐겨입는 그는 “장애인도 개성 표현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주변에서 곱지 않은 눈길로 보는 이도 더러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씨가 처음 사진을 접한 것은 8년 전,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에서 직업전문학교를 찾아가 사진 강좌를 수강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렌즈로 세상 풍경을 담는 즐거움과 막 인화한 사진을 받아들었을 때 느끼는 쾌감에 푹 빠져 일년 내내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누볐다. 서울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에서사진을 많이 찍었고 최근에는 대구시내 시청앞에서 집회하는 장면을 렌즈에 담기도 했다.
김씨는 주로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사진에 담는다. 그는 “사람을 싫어한다면 살아갈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변 동료들은 김씨의 사진 실력이 수준급이며 그의 사진에는 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 보조금 40여만원이 한 달 생활비 전부이고 몸이 불편해 카메라를 손에 쥐는것 조차 쉽지 않지만 그가 카메라를 놓지 않는 이유는 ‘중증 장애인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제가 비장애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돈 얻으러 왔나보다’라고 생각하거나 불쾌해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런 편견을 깨고 싶은 것이 카메라를 매고 거리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는 앞으로 장애인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움과 열악한 현실을 꾸준히 사진으로 기록해 장애인 권익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씨는 13일 오후 2시 부터 대구시 동구 효목동 대구장애인연맹 사무실에서 지역 장애인 20여명을 상대로 ‘디카, 이제 내가 주인이다’는 제목의 디지털카메라 강좌를 연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찍은 사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장애인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느낀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를 하면서 장애인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는 자부심과 용기를 심어주겠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돈을 조금씩 모아 8년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해서, 자그마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그는 앞으로 장애인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움과 열악한 현실을 꾸준히 사진으로 기록해 장애인 권익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씨는 13일 오후 2시 부터 대구시 동구 효목동 대구장애인연맹 사무실에서 지역 장애인 20여명을 상대로 ‘디카, 이제 내가 주인이다’는 제목의 디지털카메라 강좌를 연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찍은 사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장애인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느낀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를 하면서 장애인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는 자부심과 용기를 심어주겠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돈을 조금씩 모아 8년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해서, 자그마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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