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로 2만2천㎞ 대장정하는 최창현씨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전동 휠체어로 유럽 대륙 2만2000㎞ 종단에 도전한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창현(41)씨가 15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최씨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발을 끈으로 고정하고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조종해 시속 16㎞ 속도로 하루 평균 80㎞씩 이동해 9개월간 유럽 30개국을 종단하는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해 한달여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거쳐 12일 루마니아-헝가리 국경을 통과한 최씨는 이날 바람 한 점 없는 섭씨 30도 뙤약볕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루마니아 국경 지대에서 도로 공사중이던 늙은 인부가 꼬깃꼬깃한 2레이(한화 680여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어준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최씨는 일부 지인이 한두푼 모아준 후원금으로 어렵게 종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호위해주기 위해 나온 현지 경찰을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해 점심도 거르고 하루 두끼만 먹는다”며 “외국 장애인들이 나의 도전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면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시에 한국의 새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부다페스트에 여장을 푼 최씨는 독일로 날아가 월드컵 한국대표팀 경기를 응원한 뒤 26일 다시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폴란드 장도에 오른다. 최재혁(22)씨 1명만 보조원으로 동행하는 최씨 유럽 종단이 성공할 경우 세계 최장거리 휠체어마라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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