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여성장애인의 증가속도는 해마다 남성장애인보다 빨라지고 있지만 이들의 고용실태는 상대적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200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활동제약자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장애인의 고용률은 28.8%로 남성장애인 고용률 53.4%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업률도 31.1%에 이르러 남성장애인 실업률 21.0%보다 1.5배에 이른다. 전체 비장애인 여성 실업률인 3.4%보다는 9배 이상이다. 여성장애인 가운데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인구 비율도 41.8%로 남성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인구 비율(67.6%)의 3분의 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실태는 정부의 장애인 고용정책이 여성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정현 협성대 재활학과 교수는 “여성장애인들은 낮은 교육수준과 정보 접근성 때문에 취업할 기회부터 차단되며 취업 뒤에도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태조사에서 여성장애인은 20.4%가, 남성장애인은 13.1%가 스스로 외출할 수 없다고 답해 여성장애인에게 이동 및 활동의 기회를 보장해주는 게 시급함을 보여줬다. 또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여성장애인의 비율은 22.9%에 그쳐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남성장애인 비율 45.9%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사무처장은 “장애인 의무고용률 2% 중 여성장애인의 의무고용률을 1%로 따로 명시하는 등 성별 특성을 반영한 장애인 고용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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