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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악기 대신 앞치마 두른 ‘사랑의 예술단’

등록 2006-04-19 21:20

시각장애인들 매주 월·화 무료급식…‘봉사’는 수준급
대구에 있는 ‘시각장애인 예술단’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정오가 되면 악기와 마이크 대신 국자를 들고 앞치마를 두른다. ‘사랑의 밥차’를 몰고 노숙인과 홀몸 노인 등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2004년 3월,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했다. 2년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주 화요일 무료 급식을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지난해 8월부터는 월요일에도 서부정류장 분수대 앞에서 공짜로 점심대접을 하고 있다.

“비록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최영진(49) 단장은 “처음에는 음식량을 맞추지 못해 애 먹었지만 날이 갈수록 경험이 쌓여 이제는 전문가가 됐다”고 했다.

예술단원들이 한번에 제공하는 식사량은 700~1000명분. 점심시간을 맞추려면 아침 8시반까지 급식장소에 도착해 음식을 장만해야 한다. 개인 사정으로 전체 단원 15명 가운데 보통 7~8명이 참여해 비장애인 자원봉사자 10여명의 도움을 받아 밥을 퍼준다.

1시간 가량 무료 급식이 끝나면 즉석 공연을 벌인다. 꽹과리, 장구 등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풍물과 민요, 전통가요가 어우러진 공연이다. 무료 급식에 필요한 비용은 시각장애인 예술단이 각종 공연활동에서 받은 사례금으로 충당한다.

“처음에는 ‘앞도 못보는 사람들이 무슨 봉사를 한다고 이러느냐’며 괄시와 업신여김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매주 찾아오는 단골 어르신도 200~300명 정도 되지요.”

최 단장은 “2년 동안 무료 급식을 해왔다는 사실에 단원들 모두가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힘 닿는 데까지 무료 급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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