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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장애우에 활짝 문 연 미술관

등록 2006-04-17 21:01

체육공단 소마미술관 장애우 초대
작품관람·그림그리기에 ‘벙긋벙긋’
6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 개방 예정
정신지체 장애우 이원호(20)씨는 대부분 시간을 누워서 지낸다. 휠체어를 타고 있을 때는 거의 잠을 잔다. 그러나 17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안 소마미술관을 찾은 원호는 잠을 전혀 잠을 자지 않았다. 김정환(22)씨는 아예 앉지를 못해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은 휠체어를 탄 채 큰 입을 하마처럼 벌리고 벙긋벙긋 웃어댔다.

생전 첫 미술관 나들이에 나선 정신지체 장애우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송파구에 있는 정신지체장애우 시설 ‘무지개재활원’과 ‘소망의집’ 장애우 20여명이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박재호) 초청으로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을 찾아 작품을 관람하고 그림그리기 체험학습을 했다.

휠체어를 타고, 공단 직원 손을 잡고 미술관에 들어오는 장애우들은 소리를 지르고 펄쩍펄쩍 뛰면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그림구경보다도 그저 밖에 나들이 왔다는 게 즐거운 듯했다. 하지만 일반 그림에 이어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메카트론’이 전시돼 있는 곳에 들어가자, 번쩍번쩍하는 영상이 신기한 듯 금세 조용해졌다.

이들은 이어 체험실에 가서 화분에 그림그리기 체험학습을 했다. 일부 장애우는 화분 바깥 쪽이 아닌 안쪽에 그림을 그렸지만, 열심히 붓을 쥔 손을 놀렸다.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버럭 지른다는 노부복(18)군은 연신 소리를 질러댔다. 이의석(17)군은 비장애우 못지 않은 그림 실력으로 선생님을 놀라게 했다.

공단 손재택 상무는 “한달 전에 봉사활동을 가서 미술관 관람을 시켜주기로 약속을 했다”며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손 상무는 “이참에 6월 말까지 미술관이 휴관하는 매주 월요일을 장애우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을 찾은 장애우들은 관람 뒤 올림픽기념관도 들러 구경한 뒤 선물까지 한아름 받아들고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선물보다 비장애인들의 따뜻한 관심이었다.

오태규 선임기자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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