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이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도서관 서버의 ‘음성도서’를 내려받아 책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시스템이 나왔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동 엘지 상남도서관을 찾은 시각장애인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해 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휴대전화나 PC로 내려받기
휴대전화나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도서관이 생겼다.
엘지그룹은 17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엘지상남도서관 개관 10돌을 기념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도서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독서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이 휴대전화나 개인용 컴퓨터의 유·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미리 녹음된 음성을 내려받아 책의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 방법은 도서관 서버(http://voice.lg.or.kr)에 접속한 뒤 음성도서 목록에서 자신이 원하는 파일을 골라 컴퓨터나 전용 휴대전화로 내려받으면 된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 엘지그룹의 전자, 씨엔에스(CNS), 텔레콤, 이노텍, 데이콤 등 정보기술(IT) 분야 5개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특히 엘지전자와 엘지텔레콤은 시각장애인용 휴대전화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오는 8월께 시판될 예정인 이 휴대전화에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뿐 아니라 점자형 키패드, 음성인식기능, 문자메시지 음성변환기능 등이 내장돼 있다. 전국 맹학교에 배포될 예정인 점자로 된 책 소개 전자포스터(뒷면에 전자태그 부착)에서 음성도서를 내려받을 수도 있다.
오종희 엘지공익재단 부사장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세계 최초의 유비쿼터스 도서관 모델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상남도서관에는 현재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소설과 교양도서 등 모두 200여권의 책이 음성 파일로 저장돼 있다. 도서관은 음성도서를 매달 30권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