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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로봇옷’ 힘 빌려 장애인 알프스 간다

등록 2006-04-03 19:59수정 2006-04-03 22:52

일본 산악인들, 경추 다친 장애인 업고
8월 해발 4164m 브라이트호른봉 등정
일본 산악인들이 로봇옷을 활용해 장애인을 업고 해발 4164m의 알프스 브라이트호른봉 등정에 나선다.

노구치 겐(32)을 대장으로 하는 일본 등반대는 교통사고로 목등뼈(경추)를 다친 우치타 세이시(43)를 업고 8월4~6일께 브라이트호른봉 3820m 지점부터 정상 정복에 도전할 계획이다. 등반대원들은 이를 위해 로봇옷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이 옷은 산카이 요시유키 쓰쿠바대 교수 연구진이 개발해 지난해 아이치 지구박람회 때 선보인 전신형 로봇옷 ‘HAL’(사진)을 하반신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근육을 움직일 때 생기는 미약한 전기신호를 센서가 읽어내 관절 부위에 달린 모터를 작동시킴으로써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몸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들 수 있도록 한다. 어른 한 사람을 업고 등산하는 데도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이번 등반은 1983년 사고 이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우치타가 간절히 원해 이뤄졌다. 8년 전 스위스 여행에서 브라이트호른봉을 멀리서 바라만 보고 돌아온 그는, 지난해 로봇옷 발명 소식을 듣고는 산카이 교수에게 등산용 로봇옷을 만들어줄 것을 호소했다. 함께 갈 등반대 물색에도 직접 나섰다. 그는 “2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등반대는 또 근육이 쇠퇴하는 난치병인 근디스트로피(근이영양증)로 휠체어 생활을 하는 고교생을 썰매에 태워 정상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물리치료사와 간호사 등을 포함해 15명 정도로 구성될 등반대는 7월에 이들 장애인과 함께 저산소 지대 적응을 위해 후지산에서 합숙훈련을 한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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