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인권’을 연결해서 ‘장애인 인권’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알려주신 분이죠.”(채종걸 전 한국장애인연맹 회장)
1980년대 한국장애인연맹(DPI)을 창립해 ‘장애인 당사자 운동’을 시작한 송영욱 변호사가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국장애인연맹이 13일 전했다. 향년 85.
서울 보성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고인은 22살 때 성인 소아마비를 앓은 뒤 두 다리가 마비되는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목발을 짚은 채 1961년 제13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고인은 4년 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등 전문직 소아마비 성인 6명과 함께 삼애회(三愛會)를 만들었고, 이 모임은 1977년 한국소아마비협회로 이어졌다. 1990·1993년 두 차례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1986년에는 한국장애인연맹을 만들어 2002년까지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04∼2013년 한국장애인재단 3·5대 이사장, 2009·2011년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으로도 활약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장애인 운동이 조직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 장애인 문제를 복지 차원에서 (벗어나) 인권의 문제로 만들어온 노력과 투쟁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유족으로 부인 정옥점씨와 자녀 택근·의정씨가 있다.
연합뉴스, 강성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