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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교육부 ‘21세기 우수 인재상’ 받는 구필화가 박정씨

등록 2006-02-12 20:40

고교 때 사고로 사지마비 1급 장애입어…입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유학도 희망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 일깨우고파”

“환경과 여건을 불평하며 사는 이들에게 자기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 박정(32·대구대 미술디자인학부 4년·사진)씨가 교육인적자원부가 주관한 ‘제5회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을 받는다. 박씨는 1급 사지지체장애를 극복하고 구필화가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이번 우수 인재상의 예술체육 특기자 분야에 선정됐다.

고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1991년 다이빙하다 사고로 팔 다리가 마비됐다. 94년부터 구필로 그림을 그리며 새 삶을 시작해 2000년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통해 대구대 회화과에 입학한 박씨는 재학 중 그룹전과 공모전에 50회 넘게 참가해 여러 차례 입상했다.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에게 입에 붓을 물고 페이스 페인팅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 진솔한 강의와 작품 전시회를 통해 희망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씨는 99년 한 선교지에 ‘전신지체 장애인이지만 보고 듣고 마시고 느낄 수 있어 감사하고, 입으로 그리는 그림이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당시 지체장애인 고아원에서 일하고 있던 부인 임선숙(39)씨가 이 글을 보고 박씨를 찾아와 먼저 청혼해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박씨는 이달 대학을 졸업하면 충남 당진에 집과 화실을 마련해 작품활동에 몰두할 예정이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원에 진학하고 유학도 가고 싶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하나님과 여러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4년 리히텐쉬타인 소재 세계구필화가협회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스위스의 대중교통 등 장애인 시설을 돌아봤다. 그는 “스위스의 시설이 우리나라 장애인 시설과 비교해 본받을 점이 너무 많았다”며 “앞으로 이런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적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14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수상식과 청와대 초청 점심을 한 뒤 1박2일간의 금강산 체험연수를 떠난다.


한편 올해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은 △학업성적 우수자 △사회봉사활동 우수자 △우수 논문발표자 등 모두 40명이 선정됐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대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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