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란 흰꼬리수리.
[물바람숲] 김영준의 야생동물 구조 24시
멸종위기종 1급, 피투성이인 채로 숨만 깔딱깔딱
날개 쫙 펴면 2.4m, 무게 7.5㎏까지...수명 21살
멸종위기종 1급, 피투성이인 채로 숨만 깔딱깔딱
날개 쫙 펴면 2.4m, 무게 7.5㎏까지...수명 21살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흰 꼬리를 지닌 바다 수리’라는 뜻의 ‘White-tailed sea eagle’입니다.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 Haliaeetus leucocephalus, leuco-는 흰, -cephalus는 머리라는 뜻입니다)와 같은 바다수리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밖에도 참수리가 살고 있습니다. 참수리는 ‘스텔라의 바다 수리’란 뜻의 ‘Steller‘s sea eagle’로 부릅니다. 학명은 Haliaeetus pelagicus로 여기서 pelagicus는 바다 혹은 대양을 뜻합니다. 학명을 잘 알아보면 동물의 일반적인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흰꼬리수리의 학명은 할리아에투스 아빌리실라(Haliaeetus albicilla)로 Hali- 는 바다/소금 -aeetus는 수리 즉 바다수리라는 의미이며, albi- 는 하얗다는, cilla-는 꼬리를 뜻합니다. 흰꼬리 바다 수리라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흰꼬리수리는 멸종위기 1급,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는 동물임에도 총을 아무렇게나 갈겨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1월19일 충남 금산군청에서 부상당한 흰꼬리수리가 있다는 신고가 왔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등에서 피를 흘리고 입안에 피를 머금은 흰꼬리수리 성조가 다리도 움직이지 못한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직감컨대 총상이었죠.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제92조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류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을 포획ㆍ채취ㆍ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이를 상습적으로 어긴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엄한 벌칙에도 총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총상으로 추정된 흰꼬리수리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와 엑스선 사진을 찍었더니 총알 4발이 목과 복부, 다리에 박혀 있었고 가슴을 관통하여 엉덩이뼈를 뚫고 나와 숨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보기도 드문, 아름다운 새에게 총질을 해대는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과연 입으로 밥이 넘어갈까요?
혈액검사는 더욱 비참했습니다. 혈액내 고형물질의 양은 통상적으로 37~41%는 돼야 하는데 이 흰꼬리수리는 고작 17%였습니다. 피를 심각하게 많이 흘린 것이었죠. 숨쉴 때마다 등에 난 관통상을 통해 피거품이 끓어오르고,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지난 1월 초순 방문했던 경북 울진군 왕피천 하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흰꼬리수리 어린 새 2마리와 참수리 어린 새 한마리가 날고 있는 사이로 원격조정 모형비행기를 몰아대며 위협하던 사람들입니다. 대체 어떤 정신세계를 가진 것일까요?
꼭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동물을 돕기 위한 노력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20일에 발견된 흰꼬리수리 어린 새입니다. 농약에 중독된 뒤 낙동강변에 쓰러져 있다가 다리가 물과 함께 얼어붙어 상주 의용소방대분들이 얼음을 깨고 구조한 흰꼬리수리 어린 개체입니다.
최종적으로 2개월 정도 극진한 간호 끝에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이 개체는 드디어 비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상현님의 도움을 얻어 야생 훈련을 진행하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글·사진 김영준/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전임수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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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자란 참수리.
검독수리 어린 새.
흰꼬리수리
등에 난 총상은 관통상입니다. 날고 있는 개체를 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숨이 새어나오면 호흡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어 일단 관통상을 폐쇄해 두었습니다만, 내부장기는 얼마나 다쳤을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슴에도 큼지막한 상처가 있습니다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한반도에 찾아왔을까요? 차라리 멀고 먼 동토에서 그냥 어렵더라도 버털 것이지.
적어도 한개 이상의 총알은 관통해 버렸고 나머지 4개의 총알이 몸안에 남아있습니다. 흰점이 탄환.
내부장기가 훼손되었지만 현재의 몸 상태로는 내부장기를 수술하기 위해 마취를 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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