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 비둘기를 덮치는 거대 메기의 모습. 사진=<플로스 원>
프랑스서 거대 메기 떼지어 물가 비둘기 떼 노려, 28% 공격 성공률
동유럽서 온 외래종의 새로운 식성…한국 온 배스도 포식성 강화 일부 범고래는 해변의 물개를 공격하느라 모래 위에 좌초하는 위험을 감수한다. 어떤 병코돌고래는 물고기 떼를 쫓아 물 밖으로 튀어오르게 한 뒤 물밖에 나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사냥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태계를 벗어나는 예이다. 이런 독특한 포식자 목록에 한 가지 새로운 사례가 추가될 전망이다. 뭍으로 올라와 비둘기를 사냥하는 동유럽산 웰스메기가 그 주인공이다. 웰스메기의 이런 행동은 자생지가 아닌 곳에서 외래종으로서 보이는 특이한 행동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메기는 라인강 동쪽 유럽이 자생지인데 서·남 유럽에 널리 도입돼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담수어로 2m 이상 크기로 자라는데다 새로 도입된 곳에서 포식성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과학자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프랑스의 역사도시 알비 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탄 강에서 웰스메기의 이런 행동을 관찰했다. 보호구역이어서 낚시가 금지된 이 강 가운데는 모래톱이 있는데, 여기서 비둘기들이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곤 한다.
연구진은 폭 100m, 평균 깊이 3m인 이곳에서 거대한 메기들이 비둘기를 덮치는 모습을 지난해 장기간 관찰했다. 길이 90~150㎝의 메기들이 떼를 지어 비둘기 무리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공격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메기들은 45번의 공격 시도에서 28%의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공격을 할 때 메기의 몸이 절반 이상 모래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다. 상륙시간은 1초 이내에서 길어야 4초 정도였다. 모래 위에서 퍼덕이는 비둘기를 입에 문 메기는 물속으로 돌아가 꿀꺽 삼켰다.
흥미롭게도, 메기는 움직이지 않는 비둘기는 가까이 있어도 공격하지 않고 움직이는 개체만 노렸다. 공격 때 메기는 위턱 수염을 곤두세우고 접근했는데, 연구진은 메기가 시각이 아니라 물의 진동을 감지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모든 메기가 비둘기 고기에 맛을 들인 건 아니었다. 비둘기를 먹는 메기는 물고기만 먹는 메기보다 몸집이 작은 편이었는데, 연구진은 물고기 사냥 경쟁에서 큰 개체에 밀린 상대적으로 소형 메기가 비둘기 공격에 나섰을 가능성과, 몸집이 작을수록 좌초 위험이 작고 공격에 드는 에너지도 적기 때문일 것으로 설명했다.
또 비둘기 사냥에 나선 배경으로는 메기 개체수가 늘어나 경쟁이 심해져 새로운 먹이를 찾아나섰거나 먹이가 부족해 나타난 새로운 전문화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외래종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여태까지 원산지에선 보고되지 않던 행동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일부 종은 포식성이 강화되기도 한다. 한국에 도입된 북아메리카 원산 담수어인 블루길과 배스는 자생지에서보다 한국에서 훨씬 강한 포식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사지역의 웰스메기는 1983년 동유럽에서 도입됐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공개 학술지인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렸다.
■ 관련기사: 외래종 괴물 메기의 예상 못한 위협, 배설물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ucherousset J, Bouletreau S, Azemar F, Compin A, Guillaume M, et al. (2012) “Freshwater Killer Whales”: Beaching Behavior of an Alien Fish to Hunt Land Birds. PLoS ONE 7(12): e50840. doi:10.1371/journal.pone.005084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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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이자 세계에서 3번째 큰 담수어인 웰스메기.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웰스메기들이 물가에 온 비둘기떼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플로스 원>
공격을 위해 물 위로 몸을 드러낸 웰스메기. 사진=<플로스 원>
비둘기를 입에 문 웰스메기. 사진=<플로스 원>
북미 원산의 배스(큰입우럭)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훨씬 큰 포식성을 보이고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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