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건물 앞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주인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석탄을 넘어서’ 제공
한국이 건설 중인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 주식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하며 건설을 계속 추진 중이다. 기후·환경운동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업체와 계약을 맺은 금융사는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5개 기후·환경단체 연대단체인 ‘석탄을 넘어서’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서 NH투자증권의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척블루파워가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사업자로 참여하며 2024년부터 가동한다는 목표다.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 퇴출을 주장하는 기후·환경단체들은 정부와 기업에 종합 공정율이 42.3%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회사와 증권사가 건설비 마련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삼척블루파워는 총 4.9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1조원 가량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하고 2018년 공사를 시작했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는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며 약속한 협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지난해 10월 해상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석탄을 넘어서’는 “현재까지 총 3회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여전히 8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이날 “재무적 위험에 대한 우려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88.6%는 이미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의 신용등급(AA-)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NH투자증권의 삼척블루파워의 단독 회사채 발행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불과 넉달 전 지주사인 농협금융지주와 함께 ‘탈석탄 금융’ 선언하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과 채권 투자 중단을 약속했지만 역행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규탄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지난 2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제' 전환과 '탈석탄금융'을 공식 선언했지만, 기존에 계약한 사업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해안 침식으로 해변은 몸살을 앓고 있고 포스코는 지역건설업체를 동원해 반대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발전소가 건설되면 앞으로 지역 주민 삶에 훨씬 더 큰 아픔만을 남길 것이다. 포스코는 주민을 위협하는 일을 멈추고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등 ‘총액인수확약’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은 계약에 따라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위반으로 소송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정부와 사업자의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쪽은 “2018년에 제출한 바 있는 회사채 인수 확약을 이행하기 위한 발행”이라며 “NH농협금융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ESG 비전 빛 탈석탄금융을 준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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