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올 여름엔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4일 여름철 ‘3개월 전망’을 발표해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3개월 이상의 장기예보는 평년과 비교한 확률값으로 전망하고 있다.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로 같으면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약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8월의 경우 평년보다 비슷할 확률은 30%,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여서 평년보다 다소 더울 가능성이 6∼7월보다는 높다는 얘기다.
기상청의 이런 확률 전망은
지난달 3개월 전망에서 8월에 평년보다 더울 확률을 70%로 봤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조정된 것이다.
기상청은 6월에는 따뜻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나, 상층의 찬 공기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때가 있겠다고 내다봤다. 7월에는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지만 장마철 등에 비가 내리거나 상층의 찬 공기 영향을 받으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일 때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8월에는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아 열대야가 나타날 때가 있고, 맑은 날씨를 보일 경우 낮 동안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겠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라니냐 종료와 티베트 눈덮임은 기온 상승 요인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이 평년보다 약간 더운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으로 우선 라니냐 종료를 꼽았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라니냐는 봄철 동안 약화되면서 이번달 종료된 뒤 여름철 동안 중립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진단하고 있다. 기상청은 “봄철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지구온난화 경향은 여름철 기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티베트 지역의 눈덮임을 두번째 기온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겨울철부터 올해 3월까지 티베트 지역의 눈덮임이 적었는데, 이는 한반도 여름의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다. 다만 4월 들어 티베트 동북부지역으로 평년보다 눈덮임이 증가하면서 평년과 비슷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북극 바렌츠-카라해의 북극 해빙이 적은 것은 여름철에 기온이 내려갈 수 있는 조건으로 보고, 이 조건이 6~7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을 40%로 본 근거라고 밝혔다. 또 음의 북극진동이 지속되거나 바이칼호/몽골 지역이나 동시베리아 부근으로 기압능 발달할 때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남하할 가능성도 여름철 전망에 고려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후예측 모델들, 여름 기온 높을 것으로 전망
기상청은 장기예보를 할 때 고려하는 세계 기후예측모델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크다고 보는 경향이었다고 밝혔다. 기후예측모델들은 강수량의 경우 6월에 평년보다 많을 확률을, 7월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을, 8월에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큰 것으로 예상하는 모델이 많았다.
기상청은 이런 기상 조건들을 한·중·일 장기예보전문가들이 회의를 한 결과 “올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북쪽으로 발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대부분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초여름에 다소 많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기상청은 “세계 기후예측모델들이 6월에는 10%, 7월에는 25%, 8월에는 65% 확률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에 예측한 6∼7월의 확률 전망은 5%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별도 회의에서 6월과 7월의 평균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경향으로, 8월은 평년보다 높은 경향으로 예측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은 강수량의 경우 6~8월 모두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봤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