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5일 합천창녕보 인근에서 발견된 흰목물떼새 성조. 환경부 제공
4대강 보 개방 이후 수변 지역에서 멸종위기 조류의 모습이 잇따라 관찰되고 있다. 이번엔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에서 흰목물떼새의 부화가 확인됐다.
환경부는 2일 낙동강 합천창녕보를 개방한 이후 상류에 조성된 모래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의 둥지 2곳과 새끼 7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4월 합천창녕보 수위 조절에 앞서 이곳 일대의 생태계 조사 영향 조사를 진행하던 중 보 상류 구간에 흰목물떼새가 번식중인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흰목물떼새의 둥지와 새끼 보호를 위해 합천창녕보 수위 운용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애초에는 수위를 해발 9.2m에서 10.5m로 높일 예정이었는데, 10.3m 수준으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몸 길이가 19∼21㎝ 정도인 흰목물떼새는 하천변의 모래톱이나 자갈밭에 알을 낳는데, 하천이 개발되고 모래톱이 감소하면서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고 세계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세계적색목록’(레드리스트)에 최소관심 종으로 등재됐다.
환경부는 4대강 보 개방으로 수변에서 멸종위기 조류인 흰목물떼새 등 물떼새가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3년여 동안 낙동강 합천창녕보를 모두 83일 동안 완전 개방했다. 보 개방 이후인 지난해 5월에도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 구간에서 번식중인 흰목물떼새 4마리와 둥지 2곳이 관찰됐다. 올해에는 흰목물떼새와 유사한 생태적 특성을 지닌 조류인 꼬마물떼새의 성조(어른개체)와 둥지도 함께 발견됐다.
지난 4월15일 합천창녕보 인근 둥지에서 부화한 흰목물떼새 새끼새의 모습. 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해당 구간은 합천창녕보 개방 전까지 흰목물떼새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던 지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흰목물떼새의 번식이 확인된 모래톱은 합천창녕보 개방 뒤 낮아진 수위로 인해 조성된 공간으로, 보 개방이 번식 공간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합천창녕보 이외의 다른 보 개방 구간에서도 멸종위기 조류가 여럿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흑두루미가, 12월에는 영산강 죽산보 상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가 발견됐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