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4일 오후 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 9번 수문이 열려 있다. 부산시와 환경부는 낙동강 하구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을 이날부터 한 달간 실시했다. 연합뉴스
바다와 강이 만나 다양한 수생태계를 이루는 ‘기수역’(汽水域)을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올해 낙동강 하굿둑을 3~4개월 동안 개방한다.
환경부·해양수산부·부산광역시·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을 위해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낙동강 하굿둑을 1차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1차 개방을 포함해 올해 총 3~4개월 정도 개방할 예정이다. 1차 실험 이후 일정은 7월, 9월, 11월로 예정돼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 계획(가안). 환경부 제공
정부는 2019년 6월과 9월 이틀 동안 32년만에 하굿둑을 개방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7월 약 한 달 간 개방실험을 했다. 당시 실험에서도 고등어·청멸치 등 바닷물고기가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고 종 다양성이 늘어나는 등 하굿둑 개방에 따른 생태복원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개방 기간 동안에도 낙동강의 갈수기·풍수기 등 다양한 수량 환경에 따라 기수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하천과 해양의 염분, 수질, 지하수, 조류, 어·패류, 저서생물, 구조물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본다.
지난해 6월24일 오전 부산 낙동강 하굿둑 상부에서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와 부산대 담수생태학 연구실 등이 처둔 그물에 뱀장어가 잡히고 있다. 뱀장어는 강에서 자란 뒤 바다로 나가 새끼를 낳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지만 낙동강 하굿둑이 건설된 뒤 둑 상부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협의회는 뱀장어가 잡힌 것은 낙동강 하굿둑 3차 개방으로 어느 정도 기수 생태계가 복원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특히 1차 실험은 실뱀장어(장어치어)가 바다에서 하천으로 이동하는 시기인 3~5월에 실시해 개방 조건에 따른 장어치어 이동률도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이달 26~29일 바닷물 높이가 하천 수위보다 높아지는 ‘대조기’여서 바닷물이 하굿둑 안으로 들어온다.
두번째 대조기인 다음달 11일부터 14일까지 바닷물 높이가 하천 수위와 비슷하거나 낮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적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되거나 강물이 바다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대조기 사이의 소조기는 강물이 바다로 흘러나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등은 “하굿둑 개방 중 서낙동강 지역 농업에 영향이 없도록 하굿둑 상류 약 15㎞에 있는 대저수문(낙동강 본류의 물을 서낙동강으로 유입시키는 수문)보다 아래인 둑 상류 12㎞ 내외까지만 바닷물이 들어오게끔 수문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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