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기후위기, 신공항과 케이블카, 4대강 사업 등 산적한 환경 문제를 풀어가야 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훈훈한’ 대화가 오가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청문회를 지켜본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동호회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한 후보자와 같은 한국노총 출신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은경 전 장관 시절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으면서도 한 후보자에게 “같은 노동계 인사로서 영광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인사 중 가장 잘된 인사” “좋아하고 존경한다” “장관이 되시길 바란다” 등 덕담을 쏟아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기후변화포럼 좌장을 하며 이끄는 것을 보니 포용력이 있다. 민주당의 장관이 아닌 대한민국의 장관이 되어달라”는 당부를 했다.
19대·20대에 이어 3선 의원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았고,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인 한 후보자는 경력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편이었다.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도덕성 시비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안이 산적한 부처를 맡게 될 국무위원 후보자 청문회에서 동료의원들이 정책 검증 대신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아쉽고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명색이 환경노동위원회인데 환경부 장관 청문회에서 박덕흠 의원은 지역현안인 대청호 상수원 보호구역을 줄여달라는 민원까지 넣더라. 이것은 환노위원장이 제지했어야 할 정도로 자격 미달 질문이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환경단체 활동가는 “설악산, 4대강 등 전임장관 체제에서 불거진 과제들이 있는데 후보자에게 분명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청문회가 아니라 국회상임위를 보는 듯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정책검증을 하는 걸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우리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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