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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우린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써”…‘녹색 프리미엄’ 시행

등록 2021-01-05 12:20수정 2021-12-31 13:33

산업용·일반용 전기 소비자들 대상
1㎾h에 10원 이상 추가요금 내면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 확인서 발급
국내기업 ‘RE100’ 참여 제도 갖춰져
제주시 구좌읍 행원 풍력발전단지 전경. 태양과 바람이 만든 재생에너지 전기만 따로 구매할 수 있는 ‘녹색 프리미엄’ 제도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연합뉴스
제주시 구좌읍 행원 풍력발전단지 전경. 태양과 바람이 만든 재생에너지 전기만 따로 구매할 수 있는 ‘녹색 프리미엄’ 제도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연합뉴스

올해부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선택해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국전력공사는 5일 ‘녹색 프리미엄’ 입찰 공고를 내고 1개월 동안 참여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상은 산업용 전기와 상업시설에서 주로 쓰는 일반용 전기 소비자들이다. 녹색 프리미엄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쓰려는 소비자들이 한전에 지불하는 추가 요금으로, 프리미엄을 낸 경우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했다고 인정해 주는 제도다. 한전 전력망을 통해 공급되는 전기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것만 따로 구매하는 것이 실제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낸 녹색 프리미엄은 한국에너지공단에 출연돼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데 활용된다.

올해 녹색 프리미엄의 입찰 하한가는 ㎾h 당 10원으로 정해졌다. 300㎾ 미만 일반용 저압 전기 계약자들에게 적용되는 봄·가을철 요금(60.2원/㎾h)의 1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함께 산업용·일반용 전기 소비자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직접 전기를 공급받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도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는 전기 소비자들이 전력시장을 통해서만 전력을 살 수 있었지만, 제3자 전력구매계약이 허용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조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녹색 프리미엄과 제3자 전력구매계약제도는 국내기업들의 ‘아르이(RE)100’ 참여와 이행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아르이100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재생에너지 전기만 따로 구매할 방법이 없어 국내기업의 참여는 저조하다. 아르이100에 참여하는 국내기업은 5일 현재 에스케이하이닉스, 에스케이텔레콤 등 6개에 불과하다.

아르이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아르이100 이행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도 올해부터 가능해진다. 아르이시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에게 발전량에 따라 발급해주는 인증서인데, 지금까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제(RPS) 적용을 받는 대형 발전사업자들만 쓸 수 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변화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아르이100 참여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후운동단체 기후솔루션의 권경락 이사는 “소비자의 선의와 자발적 참여로만 한국형 아르이100 제도가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정부는 석탄·가스 발전의 환경비용을 제대로 부과해 재생에너지 구매가 현실적인 수준이 될 수 있게 지속해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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