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 콩제비꽃 추출물을 이용한 탈모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된다.
16일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화장품 제조업체인 ㈜메카코스와 콩제비꽃 추출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이를 이용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화장품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콩제비꽃은 산과 들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경기도와 강원도, 제주도 등 전국에서 자생하며 어린잎은 식용으로도 쓰인다.
앞서 지난 7월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제주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콩제비꽃 추출물이 모발 성장과 탈모 억제에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진의 설명을 보면, 실험용 쥐에서 추출한 모유두세포(모낭 형성,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에 콩제비꽃 추출물을 적용했더니 모유두세포가 증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추출물의 효과는 발모제로 쓰이는 미녹시딜의 효과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았다. 미녹시딜은 피나스테라이드와 더불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발모제 약물 중 하나다.
콩제비꽃 추출물은 샴푸나 트리트먼트, 헤어토닉과 같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개발돼 2021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콩제비꽃의 안정적인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대량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발모를 촉진하는 유효 성분을 분리하는 등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생물학자들은 이번 콩제비꽃 사례처럼 각종 식물이 의약품 재료가 되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미국에서 조제되는 약품의 25%가 식물 성분을 포함하고 있고, 동양에서는 5100여종의 동식물을 치료약의 재료로 쓰고 있다. 제주 생물자원 300종 이상이 화장품 원료로 쓰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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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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