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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세계자연보전연맹, ‘웃는 돌고래’ 상괭이 보전 결의안 채택

등록 2020-11-12 11:12수정 2020-11-13 10:34

토종 돌고래로 서해·남해서 흔하지만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
세계자연기금 “한·중 협력 기대”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한국 토종 돌고래이자 세계적 멸종위기종 ‘상괭이’를 보전하자는 결의안을 공식 채택했다. 세계 약 600개 나라와 기관에서 한국 서해와 남해 연안에 사는 상괭이 보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국제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내년에 열릴 예정인 세계자연보전총회에 앞서 진행한 온라인 안건 심사에서 멸종위기종 상괭이 보전을 위한 국제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공식 채택했다고 12일 밝혔다.

상괭이는 한국, 북한, 중국 등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주로 사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이 정하는 부속서 1급에 속하는 보호종이다. 조선시대 정약전의 책 <자산어보>에도 ‘상광어’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상괭이는 ‘상쾡이’, ‘쇠물돼지’, ‘시욱지’, 돌고래라는 이름의 ‘곱시기’로도 불렸다. 마치 표정이 웃고 있는 것 같다고 해 ‘웃는 돌고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혼획돼 폐사한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혼획돼 폐사한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한국 바다에서는 흔하게 나타나지만, 고래류 가운데 몸 크기가 가장 작아 가장 많이 혼획(그물에 걸림)되는 종이다. 과거에는 상괭이를 식용 목적으로 포획해 횟집에서 팔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제적 목적으로 상괭이를 포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상괭이 혼획을 막기 위한 그물도 개발했다. ▶애니멀피플 상괭이 카드뉴스 읽기

이번 결의안에는 상괭이 개체 수 추세, 분포, 서식지 조사 등의 생태조사와 혼획 실태 모니터링, 혼획 외 위해요인 분석, 혼획 저감 계획 수립, 국가간 협의체 구성 등 5가지 활동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상괭이. 미디어 물 이정준 감독 제공

앞서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해 8월 상괭이 보전 안건(motion110)을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제출했다. 이후 공식 안건으로 상정된 뒤 올해 10월까지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600여개 기관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에서 90% 이상의 찬성을 받아 결의안으로 공식 채택됐다. 한국 정부 역시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국이기 때문에 중국과 함께 실질적인 상괭이 보전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북한의 참여는 불투명하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이영란 해양보전팀장은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상괭이를 식용 목적으로 포획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제적 목적으로 상괭이 포획이 일어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국가와 기관이 결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는 의지가 있고, 중국도 그동안의 사례를 볼 때 이 보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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