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오는 3일 새벽 부산으로 상륙할 때 ‘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고 최고 400㎜ 이상의 폭우를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일 “태풍 마이삭이 밤사이 30도를 넘는 해수역을 지나며 에너지를 크게 얻어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22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은 935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약 380㎞, 중심 최대풍속 초속 49m(시속 176㎞)의 강도 ‘매우강’ 태풍으로 발달해 시속 16㎞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마이삭은 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서쪽의 선선하고 건조한 기압골 사이에서 북진하다 늦은 오후부터 북동으로 전향해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이삭은 2일 오후 3시께 제주 서귀포 남남동쪽 해상을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3m의 강도 ‘강’ 상태로 통과해 3일 새벽 3시께 부산 북쪽 약 20㎞ 부근 육상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상륙 때 태풍의 강도는 ‘강’으로 다소 약해지지만,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40m(시속 144㎞)가 넘고 강풍반경이 330㎞에 이르러 영남 해안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 예정이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가까운 경남과 동해안, 강원 영동, 제주도를 중심으로 2∼3일 100~300㎜의 비가 오겠다”며 “특히 강원 동해안과 영남 동해안, 제주 산간을 중심으로는 최대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서울·경기와 경북, 충북, 강원 영서는 100~200㎜, 나머지 지역은 50~15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바람도 거세어 1일 밤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2~3일은 남부지방과 강원영동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초속 20~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특히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가장 가까운 제주도와 영남 해안에는 초속 30~5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35m 이상이면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릴 정도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도가 센 태풍이 남해상을 지나 영남 지역을 통과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해수면 수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방파제를 넘어 해안도로나 저지대로 해수가 유입돼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티크’라 불리는 나무의 이름이다.

이근영 박기용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