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정수장과 부평권역 배수지 3곳에서 죽은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가운데 20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지역 상수도관과 연결된 한 소화전에서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스타킹을 이용해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전국 49개 정수장을 긴급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 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12개 정수장은 방충망이 설치돼있지 않아 벌레가 들어와 알을 낳을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환경부는 21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지난 15~17일 전국 정수장 49개에 대해 실시한 긴급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결과 인천 공촌·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 등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12개 정수장은 방충망이 설치돼있지 않는 운영상 문제가 지적됐다.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도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다만 정수장 후단 배수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유충 발견 이후 즉시 활성탄 교체 또는 세척·오존 주입율 상향 등의 조치를 취했다. 활성탄지 외에 관로 말단 및 배수지에도 거름망을 설치해 확인 중이나 현재까지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국립생물자원관은 유전자 분석결과를 통해 인천 수돗물에서 나온 유충이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돼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과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흘러간 것으로 확인했다. 환경부는 “공촌과 부평 정수장 계통에서 유충 추가 발생은 차단했고, 급·배수 관로상에 남아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부는 인천 지역 외 서울 중구, 부산, 경기 화성·파주 지역 등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 19건에 대해서는 수돗물 공급 과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은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수돗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수구 등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부산은 하수구 등에서 모기·파리 유충이 발견됐고, 화성과 파주 등 다른 지역은 정수장·배수지·저수조 등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아 배수구 등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역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가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에서 벌레를 발견할 경우 관할 지방 환경청 또는 지자체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환경부는 전국 일반 정수처리장 435개에 대해서도 지난 17일 긴급 전수조사를 시작했다며 이번주 중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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