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올해 2~3월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보다 미세먼지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산업·수송 부문이 멈췄을 뿐 아니라 기상 변화와 중국 정부의 저감 노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정부가 처음 시행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전체 미세먼지 감축량의 34%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를 최대 2만2천톤가량 감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밝혔다.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19.5%의 배출량이 준 것이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36㎍/㎥ 이상인 ‘나쁨’ 일수가 충청남도는 9일, 전라남도 4일, 서울 2일 등 전국적으로 평균 2일씩 줄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가 심한 겨울철 4개월 동안 평소보다 강화된 저감정책을 쓰는 제도로,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됐다. 공공사업장 가동 단축, 석탄화력의 가동 중단 확대와 상한 제약(최대출력 80%로 제한), 하루 2회 이상 도로 청소, 다량배출사업장 상시 점검 등이 이뤄졌다.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특히 코로나19의 중국 내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1월 말 이후 더 떨어졌다.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반기(12~1월)에 4.1㎍/㎥, 후반기(2~3월)에 13.6㎍/㎥가 줄었다. 실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전반기 26, 27㎍/㎥였는데 2월 25㎍/㎥, 3월 21㎍/㎥로 점차 감소했다. 환경부는 후반기 초미세먼지가 더 많이 준 이유로 외부 요인을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상 조건의 차이였다. 겨울에는 보통 북서풍이 많이 부는데 올해 2~3월에는 동풍이 불어온 날이 예년(7일)의 3배에 이르는 22일이었다. 대기 중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구실을 한 강수량(206㎜)도 예년(111㎜)보다 2배 늘었다.
환경부는 이런 기상 요인의 변화로 후반기 초미세먼지 감축량의 43%인 5.8㎍/㎥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로 한국·중국의 산업이 중단되고, 중국의 자체 저감대책 실시와 따뜻했던 겨울 날씨 덕에 도시가스 사용이 준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감축량의 39%(5.3㎍/㎥)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부는 “후반기는 기상 요인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계절관리제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곤란하다”며 계절관리제 효과를 전반기를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 조건이 평년과 유사했고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전반기 초미세먼지의 감축 경로를 분석해보면 34%(1.4㎍/㎥)가 계절관리제 효과였다. 중국의 저감대책, 따뜻했던 겨울 등 외부 요인이 61%(2.5㎍/㎥), 기상 영향은 5%(0.2㎍/㎥)였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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