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2.5도 높은 3.1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
지난겨울(12~2월) 전국의 평균기온이 3.1도로, 전국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기온보다 무려 2.5도가 높은, 이례적으로 따뜻했던 겨울이었다.
기상청은 4일 ‘2019년 겨울철 기상특성’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겨울 최고·최저기온도 각각 8.3, 영하 1.4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12월과 2월에 짧은 추위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특히 1월은 따뜻한 남풍의 잦은 유입으로 전국에 고온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온은 시베리아 지역에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된 탓에 우리나라로 부는 찬 북서풍이 약해진 탓이다. 겨울철 북극에 형성되는 극 소용돌이가 강해 찬 공기를 막아주는 ‘커튼’ 구실을 하는 제트기류가 북극에 갇혀 있었던 것도 원인이다. 아열대성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 세력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됐던 것도, 따뜻한 겨울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지난겨울은 눈이 가장 적은 겨울이기도 했다. 강수량이 168.1㎜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았지만, 기온이 높다 보니 눈보다는 비가 주로 내린 탓이다.
지난겨울의 이상기후는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은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북유럽과 러시아 서부 역시 한반도처럼 이상고온이 발생해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12월 기온이 1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에선 지난해 10월부터 겨우내 강한 폭염과 지속적인 산불로 피해가 크게 일었다. 반면 북미와 이탈리아에선 이상저온이 발생했다. 원래 계절을 불문하고 따뜻한 지역인 태국과 인도 북부, 이집트에선 이상저온과 함께 기록적인 폭설이 관측되기도 했다. 인도 북부는 118년 만에 최저기온 기록을 새로 썼고, 이집트 카이로에선 112년 만에 1월에 눈이 내렸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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