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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박근혜 환경부, 설악산케이블카 지원 비밀조직 운영했다

등록 2018-03-23 11:00수정 2018-03-23 22:42

환경부장관 자문 환경정책제도개선위 조사 결과로 확인
자문위 “재검토 이전 환경평가 요청오면 ‘부동의’ 해야”
박근혜 정부 당시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국립공원위원회 통과를 지원하기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사실이 환경부장관 자문위원회인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 조사로 확인됐다.

환경부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김호철 변호사)는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환경부장관에게 부정하게 진행된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할 것과 이런 과정이 마무리 되기 전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해 올 경우 부동의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회는 과거 환경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발굴·조사해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구성됐으며,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위촉한 교수, 환경단체 관계자, 법률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 20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가 환경부 내부 문서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환경부는 2015년 4월30일부터 같은해 8월28일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의결될 때까지 비공개 ‘삭도(케이블카) 태스크포스’를 운영했다. 활동 기간이 말해주듯 이 티에프는 임무는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하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위원회가 이날 조사 결과에 대한 근거자료로 공개한 환경부의 ‘국립공원 삭도 티에프 구성·운영 계획’을 보면, 삭도 티에프는 환경부 공원생태과 과장과 사무관 등의 공무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등 모두 1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의 지휘 아래 총괄팀, 종합검토팀, 공청회대응팀 등 3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 발표 자료에서 “비밀 티에프가 민간전문위원회 현장조사 및 검토보고서 작성 지원, 사업자 양양군과 현장조사 계획 사전 논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전 케이블카 추진 점검을 위한 외부 전문가회의 진행 등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통과를 위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업자나 민간전문위원회가 만들어 국립공원위원회에 올려야 할 보고서 작성에 환경부가 간여한 것 자체가 부정 행위라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다. 환경부 삭도 티에프 단장인 자연보전국장은 국립공원위원회의 당연직 정부 위원, 총괄팀장을 맡은 공원생태과 과장은 국립공원위원회 간사였다.

김호철 위원장은 “삭도 티에프는 환경부 업무처리시스템 어디에도 활동 상황과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비밀 조직으로 공원위원들 모르게 활동하며 국립공원위원회에 부실한 자료가 제공되어 승인 되는데 중요한 영항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부지가 극상림 외 지역이라는 허위 내용이 기재되고, 산양 주 서식지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도록 개체수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민간전문위원회 검토보고서가 이뤄지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용신 제1소위원장(환경정의 포럼운영위원장)은 “산양서식지인 4, 5, 6번 지주 인근에 산양이 1마리 밖에 없다는 보고서를 국립공원위원회에 올려 공원위원회가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의결할 수밖에 없는 토대를 제공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법적 권한이 없는 민간위원들이 짧은 시간 조사해서 이 정도 문제가 확인된만큼 환경부가 전체적으로 점검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는 이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부터 시행하려다 자동차 업계 반대로 2020년 이후로 연기된 저탄소차협력금제를 미세먼지 저감까지 고려해 정상화할 것과, 환경영향평가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신뢰성과 투명성, 주민참여, 사후관리 등을 강화할 것도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저탄소협력금제, 환경영향평가제도 분야를 포함해 과도한 규제 완화, 블랙·화이트 리스트와 같은 차별과 배제, 예산과 조직 개혁, 4대강 사업,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공항 사업 등 8가지 주제를 놓고 논의해 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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