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떠오른 태양으로 마지막 한 줌 물마저 마르리라고, 지금 저수지 바닥에 화석처럼 박혀 있는 저 물고기는 몰랐을 게다. 그날, 아무리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어도 숨이 쉬어지지 않음을 태어나 처음 느끼며 당황했을 것이다. 힘차게 지느러미 뻗대며 헤엄칠 물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마지막 순간까지 상상하지 못했을 게다. 그게 어찌 저 물고기뿐이랴. 굳게 마른 하늘 아래 이미 봄가뭄도 극심한데, 올여름엔 비마저 평년보다 적게 내릴 듯하단다. 2017년 5월24일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에서 스스로를 돌아본다.
진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