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 훼방꾼 미세먼지.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미세먼지가 여성보다 남성의 뇌 건강에 특히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농도 미세먼지인 스모그는 사람의 두뇌를 위축시켜 인지능력을 떨어뜨리는데, 이런 작용이 여성보다는 남성, 어린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일수록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사람의 인지능력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한 연구는 일부 있었으나, 남녀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게 두뇌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는 처음이다.
미국 예일대 Xi Chen 교수와 중국 베이징대의 Xiaobo Zhan 교수 등 3명의 공동연구자는 베이징대 사회과학조사연구소에서 2010년과 2014년 실시한 인지 테스트 결과가 포함된 10살 이상 중국인 2만5485명의 가족패널조사(CFPS) 자료와 대기질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 스모그는 노출된 사람들의 언어 능력과 계산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정도의 스모그에 노출되더라도 인지능력 감소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컸고, 그런 성별 차이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20살까지는 인지능력 악화에 남녀 차이가 없었으나, 그 이후 남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특히 언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2014년 현재 인구가중 연평균 68㎍/㎥인 중국의 미세먼지 PM2.5 농도를 미국 국가대기질기준(NNAQS)의 2차 기준(15㎍/㎥) 아래로 떨어뜨리면, 연구 집단의 언어능력은 평균 0.63교육년, 계산능력은 평균 0.16교육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인지능력이 인간자본 형성, 생산성에도 중요하다고 보면, 대기오염의 총비용이 실제보다 저평가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온라인 학술지 <이콘스토어(Econstor)>에 실렸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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