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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온실가스 못 줄이면 2050년 북극곰 절반 사라질 것”

등록 2016-11-28 10:55수정 2016-11-28 17:00

[미래] 바다와 우리의 미래
기후변화-북극곰 최고 권위자
앰스트럽, 스털링 박사 인터뷰
10월22일 처칠 주변에서 만난 북극곰이 도롯가에서 눈을 붙이고 있다.  처칠/남종영 기자
10월22일 처칠 주변에서 만난 북극곰이 도롯가에서 눈을 붙이고 있다. 처칠/남종영 기자
세계적인 북극곰 전문가를 꼽으라면, 단연 스티븐 앰스트럽(66) 북극곰인터내셔널 수석과학자와 이언 스털링(75)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가 쌍두마차다.

두 과학자는 북극곰이 지구 위기의 상징으로 떠오르는 데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캐나다 야생보호국 과학자인 스털링은 기후변화로 인해 허드슨만과 처칠 일대의 북극곰이 피해를 받는 사실을 처음 알렸고, 앰스트럽은 미국지질조사국(USGS)에서 일하면서 당시 기후변화에 회의적이던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극곰을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 24~25일 두 과학자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북극곰 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앰스트럽 “어미 북극곰이 눈 속에 파놓은 굴의 지붕이 무너져 내가 굴 안으로 떨어졌을 때다. 알래스카 프루도만 북동쪽이었다. 북극곰이 공격하지 않고 몇 분 동안 나를 예민하게 쳐다보더라. 부상 없이 굴에서 기어 나올 수 있었다. 두번째는 매년 해오던 가을 현장조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북극의 환경 변화가 심해졌을 때다. 1990년대 후반이었다. 바다얼음의 결빙이 늦어져 2000년까지 바다에 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말은 북극곰에게도 행동 영역이 줄었다는 얘기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서 일하면 북극곰을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종'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스티븐 앰스트럽 박사. 현재 북극곰인터내셔널의 수석과학자로 일한다.  마이클 록하트 제공
미국지질조사국(USGS)에서 일하면 북극곰을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종'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스티븐 앰스트럽 박사. 현재 북극곰인터내셔널의 수석과학자로 일한다. 마이클 록하트 제공
스털링 “나는 원래 알래스카 보퍼트해에서 물범을 연구했는데, 1970년 허드슨만에 오게 됐다. 장기적인 환경 변화와 북극곰이 연구 주제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허드슨만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북극의 고위도 지역보다 돈이 적게 들었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지만, 만 45년 북극곰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

-북극곰이 기후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면?

스털링 “매년 8월말~9월초 북극해 바다얼음이 최소 면적으로 줄어드는데,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지자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다얼음 감소가 북극곰 생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우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바다얼음은 북극곰이 물범을 사냥하는 터전이다. 얼음이 줄면 북극곰의 사냥기간도 준다. 개빙구역(얼음이 녹은 바다)이 넓어지면서, 북극곰은 예전처럼 포식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명료할뿐더러 이해하기도 쉬웠다.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많은 것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맞다. 과학자들이 그런 메커니즘을 대중이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앰스트럽 “단일 사건으로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2008년 미국 내무부가 북극곰을 멸종위기종에 지정한 것이다. 당시 우리 연구실(미국지질조사국)이 연구 결과를 제시해 내무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북극곰은 미국 멸종위기종 보호법의 ‘위기’ 단계로 분류됐다.)

-앰스트럽 박사와 미국지질조사국은 2011년 <네이처>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묶어둔다면 북극곰이 멸종을 피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년이 지났다. 현재로선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언제쯤 북극곰은 사라지게 될까?

스털링 “아마도 100년 안에? 우리 과학자들 다수는 2050~2060년에 북극곰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세기말에는 북극곰이 거의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예측이 있는데, 나는 국지적으로 소수의 북극곰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북극곰은 매우 지적이고 자원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동물이다. 북극곰이 얼마나 오래 생존할지 아무도 확언 못 한다.”

앰스트럽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멸종위기종 보호법상 북극곰이 ‘위기’(threatened) 종이라는 것은, 앞으로 ‘위험’(endangered) 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신이 100층 빌딩에서 지금 막 떨어졌다고 생각해보라. 떨어진 순간이 ‘위기’인가? 그렇담 10층 정도에 있을 때는 ‘위험’인가? 의미 없다. 멸종 ‘위기’와 ‘위험’은 멸종의 시간에서 한 지점을 일컫는 말일 뿐이다. 북극곰이 지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캐나다 처칠에서 꾸준히 북극곰 연구를 하면서 기후변화와 상관관계를 밝혀낸 이언 스털링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이언 스털링 제공
캐나다 처칠에서 꾸준히 북극곰 연구를 하면서 기후변화와 상관관계를 밝혀낸 이언 스털링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이언 스털링 제공
-처칠의 북극곰 관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앰스트럽 “통제만 잘된다면 현장의 북극곰들에게 영향은 없다. 툰드라버기를 지정된 루트에서만 주행하도록 하는 이유다. 만약 북극곰이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끼면, 그 장소에서 떠나기만 하면 된다. 관광객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과 비교해 북극곰 관광이 제공하는 환경교육이 과연 얼마나 가치있느냐는 시선도 있다. 나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관광객이 직접 본 북극곰의 이미지는 그들이 집에 돌아가서 무언가 다르게 행동할 만한 동기를 준다고 생각한다.”

스털링 “북극곰인터내셔널의 활동으로 관광객들이 많은 걸 배워 간다. 북극곰 관광은 잘 통제되고 있고, 북극곰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줄어드는 바다얼음과 기후변화의 위협을 사람들에게 환기하기 때문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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